행성 이주 계획 대상인 화성의 지표면 샘플을 지구로 돌려보내기 위해 소형 헬리콥터가 동원된다. 지금까지 인류가 얻은 화성 샘플은 지구로 날아온 화성 운석에 한정됐지만 이번 미션이 성공하면 인류는 화성에서 직접 얻은 샘플을 처음으로 손에 넣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30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27일 유럽우주국(ESA)과 공동 실시한 ‘화성 샘플 회수 계획(Mars Sample Return Program)’에 대한 시스템 요건 심사가 완료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NASA와 ESA는 화성 탐사 로버들이 채취한 귀중한 샘플들을 지구로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해 3단계 미션을 확정했으며, 이를 위해 소형 헬기 두 대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화성 표면 샘플을 지구로 옮기는 NASA와 ESA의 공동 미션 개념도. 퍼서비어런스의 채취부터 헬기, 착륙선, 소형 궤도선을 활용하는 단계까지를 보여준다. <사진=NASA·ESA 공식 홈페이지>

화성 샘플 회수 계획은 ▲화성 샘플 채취 ▲샘플 회수 및 발사 ▲샘플 지구로 수송 등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화성 샘플 채취는 지난해 2월 화성 제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한 NASA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진행 중이다.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9월 초 화성 암석 샘플 채취에 처음 성공한 바 있다.

지금까지 채취한 화성 샘플은 퍼버시어런스가 직접 착륙선까지 운반한다. 퍼서비어런스에는 샘플을 보관하는 튜브형 용기가 43개 탑재됐다. 이 중 30개 정도가 암석 샘플 밀봉에 사용된다. NASA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27일까지 총 9개 샘플 채취를 마쳤다.

화성 샘플 회수 미션에 동원되는 소형 로켓 화성 상승기(MAV) <사진=NASA·ESA 공식 홈페이지>

탐사 로버가 얻은 샘플은 NASA의 ‘샘플 회수 착륙선(Sample Retrieval Lander, SRL)’이 참여하는 2단계 샘플 회수 및 발사 미션을 통해 회수된다. 이때 NASA와 ESA는 소형 로켓 ‘화성 상승기(Mars Ascent Vehicle, MAV)’에 암석 샘플을 실어 화성 주회 궤도로 발사한다.

주회 궤도 상에는 샘플 지구 수송을 담당하는 ESA의 ‘지구 귀환 궤도선(Earth Return Orbiter, ERO)’이 기다리고 있다. 샘플이 든 동그란 컨테이너를 ‘MAV’가 방출하고 ‘ERO’가 이를 회수, 지구로 귀환하면 모든 미션이 완료된다.

NASA는 ESA와 공동 심사에서 샘플 회수와 발사를 담당하는 2단계 미션 내용을 다소 변경했다. 원래는 퍼서비어런스의 샘플 보관 용기는 화성 표면에 놓인 채 ESA의 ‘샘플 회수 로버(Sample Fetch Rover, SFR)’가 줍기로 돼 있었다.

채취한 화성 표면 샘플을 지구로 운송하는 NASA와 ESA의 공동 미션 개념도. 화성 주회궤도를 무대로 한 2단계 미션 이후를 보여준다. <사진=NASA·E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SFR’을 사용하지 않고 퍼서비어런스가 직접 ‘SRL’까지 샘플 보관 용기를 운반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보관 용기는 ‘SRL’이 로봇 팔을 사용해 받아 ‘MAV’에 실은 뒤 화성 주회 궤도를 향해 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SFR’은 당초 ‘MAV’와 함께 ‘SRL’에 탑재될 계획이었지만 하나의 착륙기만으로는 위험성이 커 ‘MAV’와 ‘SFR’을 각각 탑재하는 2대의 착륙기 준비도 검토했다”며 “퍼서비어런스가 샘플을 운반할 수 있다면 새로 로버를 보낼 필요가 없으므로 착륙기는 한 대만 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퍼서비어런스의 로봇 팔 가장 끝에 부착된 화성 표면 샘플 채취 코어비트(위)와 지난해 화성 표면에서 얻은 암석 샘플(아래) <사진=NASA·칼텍 공식 홈페이지>

소형 헬기는 샘플을 회수하는 2단계 미션에 투입된다. 이 헬기들은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채 화성에 착륙해 지난해 4월 인류 최초의 ‘항공기에 의한 화성 제어 동력 비행’을 실시한 ‘인저뉴어티’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헬기에는 화성 표면에 놓인 보관 용기를 집어올릴 작은 로봇 팔이 장착된다.

NASA는 “이번 계획 변경은 착륙으로부터 1년 반 가까이 지난 퍼서비어런스와 10년간 화성에서 활동 중인 탐사차 큐리오시티의 상태를 고려한 것”이라며 “ESA의 ‘ERO’는 2027년 가을, ‘MAV’를 탑재한 ‘SRL’은 2028년 여름에 발사된다. 즉,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화성 샘플들은 11년 뒤인 2033년 지구로 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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