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죽음을 애도하며 고인이 만든 휴대폰 벨소리를 정리한 영상이 공개됐다.
최근 유튜브에는 사카모토 류이치가 생전 작곡한 노키아(Nokia) 휴대폰 전용 벨소리와 알림음을 정리한 동영상이 게재돼 인기를 끌고 있다.
'Nokia 8800 ringtones in honor of Ryuichi Sakamoto'라는 제목의 영상은 총 14분23초다. 노키아 8800 기종에 맞게 사카모토 류이치가 작곡한 벨소리와 각종 알림음으로 구성된다. 스페인의 전설적 기타리스트 프란시스코 타레가의 곡을 편곡한 벨소리도 포함됐다.
노키아 8800은 2005년 처음 생산된 고급 슬라이드폰이다. 무게 134g에 블루투스를 지원하며 스테인리스 스틸 하우징을 채택했다. 내구성을 높이고 부드러운 사용감을 제공하기 위해 고성능 자동차 베어링 제조업체가 만든 프리미엄 볼 베어링을 사용했다. 키아누 리브스(58)의 '존 윅' 시리즈 속 킬러들이 노키아 8800을 들고 등장할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행동하는 지성인으로도 사랑받은 사카모토 류이치는 지난 3월 28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71세였다. 1983년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 속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Merry Christmas Mr. Lawrence)'와 1988년 영화 '마지막 황제' 속 '레인(Rain)' 등 아름다운 영화 음악으로 친숙한 고인은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Ars longa, vita brevis)'는 명언을 아주 좋아했다.
세계적으로 음악적 명성을 떨친 고인은 오스카와 그래미 등 음악가라면 누구나 원하는 값진 상도 받았다. '마지막 황제'로 수상한 오스카상은 동양인 음악가 최초다.
2014년 중인두암을 선고받고 치료에 전념, 한때 회복한 사카모토 류이치는 2020년 6월 다시 직장암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창작열은 식지 않아 힘이 닿는 한 작곡 활동을 이어갔다. 오는 6월 영국 맨체스터 국제 페스티벌 참가를 예정하기도 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