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으로 짠 멋진 모자이크 바닥이 이탈리아 나폴리 만의 해저에서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은 파손되지 않고 잘 보존된 고대 로마시대 도시의 흔적에 관심을 보였다.

이탈리아 캄피 플레그레이 고고학 박물관(Parco Archeologico Campi Flegrei)은 2일 공식 채널을 통해 나폴리 만 해저에서 발굴된 고대 도시 바이아의 대리석 바닥을 공개했다. 이 유적은 인근을 탐사하던 다이버들이 최초로 확인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바이아는 네로 황제와 율리우스 카이사르 등 로마시대 거물들이 저택을 지은 곳으로 유명하다"며 "부유층의 사치스러운 휴양지로 지금으로 치면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나폴리 만 해저에서 발굴된 바이아의 대리석 바닥 <사진=캄피 플레그레이 고고학 박물관 공식 페이스북>

대리석 바닥은 원 안에 사각형 대리석이 내접하도록 정교하게 짜였다. 서로 다른 모양의 대리석을 여러 개 조합해 놀라운 기하학무늬를 그려낸 패턴도 눈에 띈다. 박물관은 이 양식이 3~5세기 고대 로마시대에서는 일반적인 건축 양식이라고 전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모자이크 바닥은 대리석과 조개, 진주, 유리 등 여러 재료를 그림이나 무늬에 끼워 넣는 미술 기법 오푸스 세크틸레의 일종"이라며 "이런 유형의 모자이크는 돌이나 유리의 작은 정육면체를 많이 배열해 모양을 만드는 통상적인 테세라 모자이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화려한 모자이크 문양은 다른 벽이나 바닥에 사용되던 돌을 재활용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명사들이 소유한 초호화 별장의 응접실 바닥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대리석 바닥은 재료를 조각처럼 끼워 맞춘 오푸스 세크틸레의 일종으로 확인됐다. <사진=캄피 플레그레이 고고학 박물관 공식 페이스북>

역사학자들은 이 모자이크 바닥에 재사용된 재료가 하나같이 비싼 것들이라고 추측했다. 고대 도시 바이아는 네로와 하드리아누스 등 황제를 비롯해 카이사르와 키케로 등 거물 정치가가 교류하고 휴양한 곳이어서 당대 최고급 재료만 사용했다는 게 학자들의 설명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아름다운 해안선에 으리으리한 별장이 이어진 바이아는 온천까지 갖춰 회춘과 치료를 위해 명사들로 붐볐고 점차 쾌락의 도시로 변해갔다"며 "스토아학파 철학자 세네카는 바이아가 만취한 이들이 비틀대고 악이 만연한 타락한 곳이라고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바이아는 로마제국이 무너지자 8세기 이슬람교도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16세기에는 지금도 활동 중인 플레그레이 평원 내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면이 융기해 수몰된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많은 학자와 잠수부들이 탐사 활동을 벌여 다양한 유물을 발굴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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