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물론 동물의 사랑에도 고통이 따른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번식기 수컷이 암컷 등에 올라타 깊숙한 이빨 상처를 내고 페로몬을 주입하는 개구리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독일 괴테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중앙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스파이크섬 프로그(Spikethumb frog, Plectrohyla 속)의 독특한 포접(amplexus) 방법을 공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개구리는 번식기 산란을 위해 암수가 페로몬을 활용하는 것은 다른 종과 같지만 다소 황당한 방식을 택한다. 포접을 위해 암컷 등에 올라탄 수컷은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날 정도로 목덜미를 깨물고 페로몬을 천천히 주입한다.

암컷의 배란을 유도하는 수컷 개구리(사진은 스파이크섬 프로그가 아님) <사진=pixabay>

이 개구리의 수컷 이빨에는 일반적인 양서류가 분비하는 페로몬 점액선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수컷 스파이크섬 프로그가 왜 이런 식으로 암컷과 포접을 하는지 이유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실험 관계자는 “체외수정을 하는 개구리의 경우 배란 유도를 위해 수컷이 암컷 등에 올라타는 것은 일반적”이라면서도 “이빨 자국이 날 만큼 목덜미를 물고 성 페로몬을 주입하는 것은 산란을 촉진하려는 의도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파이크섬 프로그 수컷의 행태가 일부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외상성 수정(traumatic mating)’의 일종이라는 입장이다. 실험 관계자는 “개구리 등 양서류는 외상성 수정이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며 “산란기 수컷 몸에 난 뾰족한 가시로 페로몬을 주입하는 종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란기 페로몬 주입을 위해 발달하는 수컷 스파이크섬 프로그의 이빨(D). 깨물리기 전후의 암컷 피부(B와 C) <사진=괴테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스파이크섬 프로그의 암컷 등에 난 상처에서는 소데프린(sodefrin)이라는 페로몬 펩타이드가 검출됐다. 페로몬 펩타이드란 원핵생물 및 진핵생물 전반에 널리 분포하는데, 이 중에서도 소데프린은 양서류에서 주로 발견된다. 

실험 관계자는 “스파이크섬 프로그 수컷의 행태는 주로 호흡기를 통해 상대에 페로몬을 주입하는 일반적인 개구리들 중에서는 눈에 띄게 독특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사람이나 동물이나 사랑에는 여러 유형이 있으며, 어쩔 수 없이 고통이 동반되는 모양”이라며 “지구상에는 암컷의 배란 촉진을 위해 독특한 방법을 동원하는 개구리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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