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교회 묘지에서 1600년이 된 '접힌 칼'이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은 칼을 구부러뜨리는 것이 이교도의 '장례 의식'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의 고고학자들은 그리스 북부 테살로니키시의 지하철 공사 중 발견된 고대 기독교 성당 부지에서 로마군에 복무한 군인의 무덤과 접혀있는 칼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교회는 기독교가 로마에 자리 잡은 뒤인 5세기에 지어졌으며 8~9세기쯤 버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발굴 과정에서 고고학자들은 내부에 봉인된 7개의 무덤을 발견했으며 특별한 유물은 없었지만, 군인의 유해와 더불어 접혀있는 칼을 발견했다. '스파타(spatha)'라는 검은 한 손으로 사용하기 알맞게 가볍고 곧으며, 서기 250~450년 후기 로마 시대에 주로 제작됐다. 

접힌 스파타. 원래 길이는 60~70cm 정도다. <사진=에리코스 마니오티스>

아리스토텔레스대학의 에리코스 마니오티스 교수는 "이런 종류의 검은 로마군의 기병대가 사용했다"며 "매장 위치를 고려하면 검의 주인은 로마 군대의 고위 장교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군인이 사망했을 때 검까지 접어서 묻는 이 관습은 켈트족을 비롯해 북유럽 지역에서 주로 발견된다"며 "이 의식은 고대 그리스나 훨씬 뒤인 바이킹에게도 발견되지만, 기독교를 믿은 로마인들이 이를 실행했을 리 없다"며 칼의 주인이 이교도라는 증거라고 밝혔다.

따라서 군인은 로마화 된 고트족이나 게르만족 출신 용병으로 로마의 삶과 기독교를 받아들였을지 모르지만, 뿌리를 버리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 용병들은 때로 로마에 등을 돌리기도 했다.

고고학자들은 군인의 사망 원인과 사망 당시 연령, 참가한 전쟁 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칼을 더 자세히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군인이 사망한 시기는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가운데 콘스탄티노플에 이어 동로마 제국의 제2 도시였던 테살로니키에서 용병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볼 중요한 계기로 여겨지고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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