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인들이 고대 구기 종목 펠로타를 즐기는 원형 석판이 발견됐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는 27일 공식 채널을 통해 마야 문명이 꽃핀 고대 도시이자 유적지 치첸 이트사(Chichen Itza)에서 발견된 펠로타 경기를 새긴 석판을 공개했다.

폭 23.5㎝, 두께 9.5㎝인 원형 석판은 무게가 40㎏나 나간다. 전면에는 펠로타라는 고대 공놀이를 즐기는 남자 둘이 조각됐다. 벽에 공을 튕겨 상대를 공격하는 펠로타는 현대의 스쿼시와 비슷한 경기다.

연구소는 석판 앞뒤에 새겨진 문장에도 주목했다. 아직 완전히 해독하지 못했지만, 경기를 하는 남자들이 서기 894년 열린 공식 행사의 참가자라는 내용 정도는 파악했다. 연구소는 석판의 문장 해독이 더 진행되면 9세기 마야인들이 펠로타를 비롯해 어떤 운동을 즐겼는지 알 것으로 기대했다.

펠로타 경기가 조각된 고대 마야 석판 <사진=INAH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참가팀이나 선수명은 물론, 펠로타 외에 마야인들이 즐긴 구기나 격기 등 스포츠의 종류를 알게 될지 모른다"며 "지금처럼 고대인들도 운동을 통해 결속력을 다졌다. 지배층에게 스포츠는 영향력을 강화할 수단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이 석판의 무게가 상당한 점에서 당시 사람들이 들고 다니기보다, 경기장에 두고 전시한 것으로 여겼다. 즉 이 석판은 펠로타 등 각종 스포츠의 경기 결과를 새긴 트로피 또는 기록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고대 마야인들에게 펠로타는 국기와도 같았을 것"이라며 "체첸 이트사에 거대한 펠로타 경기장이 조성된 것을 보면, 이 경기가 오늘날의 축구나 농구처럼 마야인들에게 인기를 얻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대 마야인들이 사용한 펠로타 공에는 죽은 지배 계층 또는 고위 관리의 유골이 담기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연구소는 마야인들이 운동을 신앙 및 문화와 결부했음을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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