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로 알려진 아마존이 15년 뒤 지구에서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원이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영국, 브라질 등 8개국 과학자 30명은 최근 국제저널 '숲과 지구변화 프론티어'를 통해 아마존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마존이 위기에 몰렸다는 것은 이미 상식 수준이며, 연구도 숱하게 이뤄졌다. 다만 이번 연구는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계산 위주의 과거 연구에서 벗어나, 아산화질소(N2O)와 메탄(CH4) 등 다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한 것은 물론 인간의 환경파괴가 아마존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을 연구한 첫 사례로 꼽힌다.

사실 아마존 열대 우림은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지만 식물 호흡과 썩어가는 낙엽 등으로 인해 이산화탄소를 엄청나게 배출, 이산화탄소의 흡수량과 배출량이 거의 균형을 이루는 상태다.

연구팀은 인간에 의한 산림 손실이 심각해 2035년에 이 균형이 무너지고, 이때부터 아마존이 거대한 아산화탄소 방출원으로 돌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불로 인한 연기와 그을음은 식물의 광합성과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사진=pixabay>

아산화질소와 메탄의 빠른 증가도 위험 요소로 꼽혔다. 이들은 이산화탄소처럼 대기 중에 오래 남지는 않지만, 아산화질소의 경우 분자당 이산화탄소보다 300배나 많은 열을 가둬두는 강력한 온실가스다. 아산화질소와 메탄 배출량은 지난 10~20년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이 모든 변화는 2012년 이후 농지와 광산 개발을 위해 60%나 늘어난 인간의 산림 파괴로 야기됐다. 벌목으로 인한 아마존의 장기적인 가뭄은 자연적인 산불 발생의 가능성이 높이며, 산불은 식물의 직접 파괴는 물론 그을음으로 인한 식물의 광합성 저하를 불러와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벌목 역시 단순히 숲을 제거하는 것만이 아니라 토양을 뒤엎고 강우 패턴을 바꾸며 아마존이 반사하는 햇빛의 양을 증가시킨다. 여기에 댐 건설과 채굴 작업, 늘어나는 홍수와 폭풍, 농경지 및 목장 건설을 위한 토양 작업까지 더하면, 연구팀은 재난에 가까운 속도로 아마존이 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마존의 거대한 규모를 감안하면 흡수되거나 방출되는 온실가스의 작은 변화조차도 결국 전체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아마존 일부 지역의 정보가 부족하고 삼림의 고유한 생태적 특성이 너무 커 일부 자체적인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연구에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데이터는 아마존이 지구온난화의 주요 거점으로 돌변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스키드모어칼리지 생태학자 크리스토퍼 코비는 "이산화탄소 말고도 아마존의 변화 요인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복합적이고 어려운 문제"라며 "다만 인간의 환경파괴로 이제 아마존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전락하기 일보직전"이라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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