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년 전 유럽 빙하기 유적에서 거대한 도끼가 발견됐다. 크기가 상당해 실용성이 떨어지는 만큼, 대외적 과시를 위해 썼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고고학 연구팀은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30만 년 전 빙하기 유적에서 전례 없이 거대한 도끼가 발굴됐다고 전했다.

도끼들은 영국 켄트 주 메드웨이 계곡 중턱에서 나온 약 800점의 빙하기 유물들 틈에 끼어있었다. 도끼 두 개가 유독 컸는데, 도끼머리의 길이는 30㎝ 이상이었다.

영국 고고학 역사상 가장 큰 도끼머리 2개의 정면 및 측면 사진. 최대 30㎝가 넘는다. <사진=CUL 공식 홈페이지>

발굴 관계자는 "이들 30만 년 전 도끼머리는 프랑스 등 다른 유럽 지역에서 나오는 것처럼 부싯돌로 만들어졌다"며 "넓적한 부싯돌 양쪽을 깎아 날을 벼린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냥이나 음식 등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으로 미뤄 도끼머리가 22㎝ 이상이면 큰 편"이라며 "이번에는 이보다 훨씬 거대한 것이 두 개나 나왔다"고 전했다.

UCL에 따르면, 영국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유물 중에는 도끼가 여럿 포함되는데, 이번에 나온 것보다 큰 것은 없었다. 특히 빙하기에 사용한 도끼 치고는 너무 커 정확한 용도는 더 연구해야 알 수 있다는 게 UCL 입장이다.

메드웨이 계곡 유적에서 출토된 도끼. 한눈에 봐도 크다. <사진=UCL 공식 홈페이지>

발굴 관계자는 "보통 고대 도끼는 사냥감을 해체하거나 껍질을 벗기기 위해 사용했다"며 "이 30만 년 전 도끼는 너무 커서 어떻게 손으로 들고 썼는지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이 도끼들은 다른 도구들에 비해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상징적인 것, 즉 상대 부족이나 짐승에 강인함을 과시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빙하기 당시 메드웨이 계곡 일대는 야생 사슴과 말 등 인간의 사냥감은 물론, 검치호랑이 같은 위협적인 포식자도 돌아다녔다. 도끼 주인들은 이 치열한 사냥터에서 민족과 문화를 싹 틔운지 얼마 안 된 네안데르탈인과도 대치한 것으로 UCL은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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