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50m로 현존하는 우주선 중 가장 큰 스페이스X의 '스타십(Starship)'이 테스트 비행 중 공중 폭발했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스타십'은 20일 오후 10시33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의 스페이스X 전용 발사 시설 '스타베이스(Starbase)'에서 70m 짜리 초거대 로켓 부스터 '슈퍼 헤비(Super Heavy)'에 체결된 상태로 힘차게 솟아올랐다.

주변에 운집한 수많은 우주 마니아들의 환호 속에 속도를 낸 '스타십'은 발사 약 3분 만에 1단 로켓 부스터 '슈퍼 헤비'에서 분리될 예정이었다. 다만 파악 불가능한 이유로 분리가 실패했고 '스타십'은 발사 약 4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굉음과 함께 발사되는 '스타십'과 '슈퍼 헤비'. 약 4분 뒤 공중 폭발했다. <사진=스페이스X 공식 트위터>

스페이스X는 '스타십'과 '슈퍼 헤비'가 유사시 함께 폭발하도록 설계했다. 즉 이번 발사에서 스페이스X는 값비싼 우주선 '스타십'과 최신형 랩터2 엔진 33개를 탑재한 거대 로켓 부스터 '슈퍼 헤비'를 한꺼번에 잃었다.

사람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거대 유인 우주선 '스타십'은 지난 2020년 단독 테스트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는 로켓 부스터 '슈퍼 헤비'와 결합된 첫 시험 비행이었다. 합체 길이만 120m로 세계 최대 규모여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전기차 황제 일론 머스크(52)가 이끄는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는 충격에 휩싸였다. 발사가 실패했다는 공지도 내지 않았다. 이번 비행이 무인으로 이뤄졌기 망정이지 유인 미션이었다면 챌린저호 폭발 사고를 잇는 비극이 일어날 뻔했다.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등 우주개발 사업을 착착 진행해오던 스페이스X로서는 제대로 체면을 구긴 셈이다. 

발사 약 3분 뒤의 '스타십'과 '슈퍼 헤비'.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두 기체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스페이스X 공식 트위터>

'스타십'과 '슈퍼 헤비'의 제작비나 운용 비용은 스페이스X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다. 모든 것이 추정치인데, 일론 머스크의 트윗을 종합하면 '스타십'의 개발과 제작에만 최소 30억 달러(약 4조원)가 들어간 갔다는 게 우주 마니아들의 일반적 견해다.

다만 일론 머스크는 이번 시험이 실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타십' 폭발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행은 완료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며 "몇 달 뒤 있을 차기 테스트를 위해 이번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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