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게 우리 위치 알려주는 꼴.”

외계생명체를 찾기 위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최신 프로젝트가 호전적인 외계인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인류미래연구소(FHI) 선임연구원 앤더스 샌드버그 박사는 NASA가 진행 중인 외계생명체 탐색 프로젝트가 자칫 지구의 정보를 사악한 외계인에 전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NASA는 제트추진연구소 제안으로 지구의 위치 정보를 우주 공간에 발신하는 계획을 전개하고 있다. 바이너리 코드화된 태양계 행성 및 지구의 위치나 인류의 DNA에 대한 정보, 이른바 ‘은하 표지’를 외계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발신하는 것이 핵심이다.

적대적 외계인의 침략을 묘사한 상상도 <사진=pixabay>

이에 대해 샌드버그 박사는 “말 그대로 우리가 여기 있다고 적에게 알려주는 격”이라며 “만약 지적 생명체가 우주에 존재한다고 해도 모두 우호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대적이며 호전적인 외계인이 우리 정보를 입수할 경우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메시지가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구 외 문명에 닿을 가능성은 낮다고 해도, 정말로 전달될 경우 영향이 크므로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문학자들은 지난 1974년 11월 16일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비슷한 시도를 했다. 일명 ‘아레시보 메시지(Arecibo message)’다. 주파수 변조 전파 방식으로 우주 공간을 향해 쏜 일종의 방송으로 전파에 의한 능동적 외계 지능 탐색(Active SETI)의 첫 사례다.

인류는 외계 생명체의 탐색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 왔다. <사진=pixabay>

당시 아레시보 메시지는 지구에서 약 2만5000광년 거리에 있는 헤라클레스자리의 구상성단 M13을 향해 송신됐다. NASA가 기획한 메시지 송신 프로젝트는 약 50년 전 ‘아레시보 메시지’의 최신판인 셈이다.

샌드버그 박사는 “만일 받은 상대가 적대적 외계인이라면 지구를 침략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외계인과 접촉은 지구를 뒤흔들 중요한 사안임에도 많은 사람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FHI는 과거에도 같은 주장을 편 바 있다. 토비 오드 FHI 연구원은 2020년 펴낸 저서 ‘사피엔스의 멸망(The Precipice)’에서 평화적 외계 문명과 적대적 문명의 비율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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