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수목의 성장이 과거에 비해 급속히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소개된 논문에서 온난화로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올라가면서 숲의 나무 성장도 빨라졌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미국 농무부(USDA)가 수집한 임야 데이터 중 1970~2015년 분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 산림 열 곳의 나무 부피(나이테 두께)가 일관되게 20~30% 증가했다. 나무는 CO₂를 흡수해 성장하면서 기후변화를 완화하는데, 대기 중의 CO₂가 줄기는커녕 계속 늘면서 나무들도 빨리 자라버렸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공기 중의 CO₂가 늘더라도 나무 성장이 촉진되지 않는다는 기존 연구를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유타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5월 낸 논문에서 CO₂ 증가가 나무 성장 가속화와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나무 많이 심기가 온난화를 늦추지는 못한다고 주장했다.

공기 중의 CO₂ 증가가 나무 성장을 촉진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 관계자는 “공기 중 CO₂ 증가가 지구에는 나쁜 신호지만 나무 성장을 촉진하는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며 “나무들은 아무리 많은 CO₂를 흡수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으므로 온난화를 더디게 하려면 식수가 정답”이라고 설명했다.

CO₂ 농도는 빛, 온도와 더불어 식물 광합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요소다. 빛과 온도 조건이 맞더라도 CO₂ 농도가 너무 낮으면 광합성이 더뎌진다. CO₂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광합성이 증대되고 어느 시점에 이르면 포화하는데, 이를 식물의 CO₂ 포화점이라고 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대기의 CO₂ 농도는 지역이나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400ppm”이라며 “일반 과채류가 적어도 1000ppm까지 CO₂ 포화에 도달하지 않으므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3배가량 늘지 않는 이상 나무들이 CO₂를 과다 흡수할 일은 없다”고 분석했다.

공기 중 CO₂ 증가에 따른 나무 성장 판단에는 나이테 두께, 즉 나무 부피 변화량이 이용됐다. <사진=pixabay>

지구촌 전체의 숲은 공기 중의 CO₂ 약 10%를 흡수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 산림청 통계를 보면 지난 20년간 미국 전역의 나무들은 매년 7~8억 t의 CO₂를 흡수했다. 이는 미국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총량의 약 10~11%다.

연구팀 관계자는 “나무가 CO₂를 많이 흡수해 광합성이 향상되고 성장 에너지를 많이 만든 것은 지구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대기 중에 방출된 CO₂는 영원히 그곳에 머물지 않고 상당 부분 숲이나 습지, 바다로 흡수되는 만큼 숲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CO₂ 증가에 따른 나무 성장은 자생종과 사람이 심은 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식물학자들은 식목의 경우 지역에 최적화된 종을 사람들이 골라 심기 때문에 CO₂ 흡수율이 자생종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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