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미디언 크리스 록(57)이 지난달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자신의 뺨을 때린 배우 윌 스미스(54)를 옹호했다.
크리스 록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보스턴 윌버 극장에서 진행된 스탠드 업 코미디 쇼 '이고 데스(Ego Death)'에서 윌 스미스에 따귀를 맞은 일을 처음 언급했다.
기립박수로 환영하는 객석을 향해 "농담 좀 하겠다"고 웃은 크리스 록은 "이번 쇼는 (시상식이 있던)주말 전 이미 생각한 것이며, 시상식 소동에 대해서는 아직 정리 중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윌 스미스에 맞은)이번 일은 언젠가 공론화할 것"이라면서 "아마 상황이 심각하고도 웃길 거다. 근데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크리스 록은 지난달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시어터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섰다. 객석에 앉은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민머리를 보며 "영화 '지.아이.제인2'에서 만나기 바란다"고 농담을 건넸다.
'지.아이.제인'은 배우 데미 무어(60)가 삭발 투혼을 불태운 작품이다. 아내의 오랜 탈모 고민을 아는 윌 스미스는 분을 참지 못하고 크리스 록에 다가가 뺨을 후려쳤다. 크리스 록은 "제게 한 방 먹였다"고 농담했지만 윌 스미스는 자리에 앉아서도 욕설을 퍼부었다.
영화 '킹 리차드'로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윌 스미스는 눈물을 흘리며 손찌검을 후회했다. 크리스 록에 따로 사과도 했다. 일부 영화팬들은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말 못 할 고통을 웃음거리로 만든 크리스 록을 비판했지만 아카데미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윌 스미스의 징계를 예고했다.
크리스 록은 따귀 소동으로 3일간의 보스턴 공연 티켓이 매진되는 수혜도 누렸다. 당초 51~71달러(약 6만2000원~8만7000원)였던 초회 공연 티켓 가격은 따귀 소동 때문에 무려 825~1705달러(약 100만~210만원)까지 치솟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