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딱 한 번, 그것도 12시간만 피어나는 희귀한 아마존 선인장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식물원(CUGB)은 최근 '달꽃(Amazon moonflower)'이 피고지는 전체 과정을 홈페이지와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이 정면을 지켜본 시청자는 40만명을 넘었다.

달꽃은 리본처럼 다른 나무를 나선형으로 휘감는 납작한 줄기의 특이한 선인장이다. 브라질 열대우림 깊숙한 특정 장소에서만 발견되는 데다 꽃이 피는 시기도 극히 짧아 야생에서 꽃이 핀 것을 목격한 사람은 극소수다.

CUGB는 2015년부터 달꽃을 확보, 열대온실 밤나무에 휘감아 성장시켰다. 코로나19로 온실이 폐쇄됐기 때문에 이번 개화 장면은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생중계는 선인장이 길이 20㎝였던 지난 9일 시작됐다. CUBG 측은 곧 꽃이 필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선인장은 28㎝ 만큼 자랄 때까지 꽃을 피우지 않았다.

달꽃 <사진=케임브리지대학교 식물원 공식 홈페이지>

결국 11일이 더 지난 20일 오후 3시 개화가 시작됐다. 이름처럼 원래는 밤에만 꽃이 피지만 생중계를 위한 조명이 식물의 리듬에 영향을 미쳤다.

꽃은 오후 5시에 만개해 최대 직경 15㎝까지 펼쳐졌다. 10시간 뒤인 다음날 새벽 3시쯤 꽃봉오리가 닫혔다.

CUBG 온실 감독자 알렉스 서머스는 "이번 일은 정말 잊지 못할 하나의 사건"이라며 "사람들이 식물에 이 정도 관심을 보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계가 이뤄지는 동안 CUGB는 달꽃의 수분도 실시했다. 야생에서 달꽃은 두 종의 나방에 의해 수분되며, 짧은 개화 시간 때문에 인동덩굴이나 치자나무와 비슷한 강한 달콤한 향기를 내뿜어 나방을 유혹한다. 냄새도 금세 시큼하고 고약하게 바뀐다.

식물원에는 자연 수분을 위한 나방이나 다른 달꽃이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꽃에서 생성된 꽃가루를 붓으로 찍어 같은 꽃의 암술머리로 옮기는 자가 수분을 실시했다.

다만 이 방법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서머스는 "모든 유기체는 자신이 아닌 다른 개체와 유전자를 혼합하기 원한다"며 "따라서 식물은 자가 수분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 이 달꽃이 그런 경우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수분이 성공하길 바라지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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