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이상고온 현상이 최근 저위도 지역의 오로라를 야기한 태양 활동과 관련됐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극대기에 접어든 태양은 지난 8~10일 엄청난 규모의 흑점군 플레어를 일으킨 바 있다.
14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 활동과 지구의 고온 현상이 확실하게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태양 활동의 극대기에는 지구의 상층부에 닿는 태양 에너지도 늘어나지만, 대기 중에서 산란 또는 반사되기 때문에 지구의 기온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NASA 관계자는 "태양계 주성인 태양은 그간 여러 차례 탐사가 이뤄졌지만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며 "특히 태양 활동과 지구 같은 행성의 기후의 연관성은 앞으로 진행될 탐사에 의해 밝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위 그래프는 지구의 온도 변화와 지구가 받는 태양 에너지의 증감을 나타낸 것"이라며 "1950년경까지는 태양 에너지와 지구 기온이 무관한 것처럼 보이다가 이후에는 태양 에너지의 증감에 관계없이 지구 기온이 상승 추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 고온 현상은 과거부터 계속됐지만 2020년대를 기점으로 점점 심해진다고 NASA는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지난 4월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멕시코는 이달 9일 동부 갈리나스 지역의 기온이 51.1도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 밖에도 미국 남부와 카리브해에 걸친 여러 국가, 대서양을 사이에 둔 아프리카 대륙 등 세계 각지에서 고온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지구를 덮친 최악의 이상고온 현상이 올해도 이어지리라는 예상은 NASA를 비롯한 여러 기관이 이미 내놨다.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생활도 변화를 맞고 있다. 당장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다. 사탕수수나 옥수수, 고추 등 식탁에 기본으로 올라가는 작물의 가격이 연일 상승세다. 매운 소스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후이퐁의 시라차 소스는 고추 수확량이 줄고 가뭄의 영향으로 열매가 제대로 익지 않아 트레이드마크인 진홍색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