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가 풍부한 소들의 소변이 야기하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독일과 뉴질랜드 연구팀 실험이 성과를 냈다. 배변훈련을 시킨 결과 소들이 정해진 장소에서 배뇨하도록 길들여졌고 배설물에 의한 토양오염을 줄이는 데도 성공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와 독일 연방동물위생연구소 연구팀은 소를 특정 장소에서 배변하도록 훈련시키면 소변에 포함된 질소를 줄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례가 드문 소 화장실 훈련을 시작했다.

소의 오줌에 많이 포함된 질소는 시간이 지나면 이산화탄소보다 대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아산화질소와 질산염으로 분해된다. 때문에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미 2006년 기후변화의 최대 원인 중 하나로 축산업을 지목했다.

연구팀은 ‘무 루(Moo Loo, 소 화장실)’라는 화장실을 제작하고 송아지 16마리를 동원해 배변 훈련에 나섰다. 화장실 안쪽 녹색 잔디 아래에는 대용량 탱크가 자리해 소 배설물을 저장할 수 있다.

실험 방식은 간단했다. 송아지가 정해진 장소, 즉 녹색 잔디 위에 배변할 경우 보상으로 먹이를 줬다. 화장실 벽 일부가 열려 먹이가 지급되는 방식이었다. 반대로 송아지들이 엉뚱한 곳에 소변을 보면 목줄 진동이나 차가운 물줄기 세례를 받도록 했다.

송아지 배변훈련을 위해 제작된 'Moo Loo' <사진=오클랜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훈련 시작부터 보름 정도 지난 후 대부분의 송아지가 시스템을 이해했다. 변의를 느낀 송아지들은 마치 반려견이 정해진 장소에서 배변하듯 스스로 화장실로 향했다.

실험 관계자는 “부모들은 변의를 느낀 아이들이 스스로 변기에 앉도록 하며, 배변에 성공하면 칭찬하는 방법으로 교육시킨다”며 “송아지들이 훈련을 무사히 마친 것은 3세 아이가 배변훈련에 성공한 것과 같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아지들은 화장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사람처럼 오줌을 참는 것까지 관찰됐다”며 “방광이 찬 송아지들은 신속하게 화장실로 이동해 볼일을 보고 보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화장실을 사용하면 소들의 오줌으로 야기되는 토양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탱크에 모인 소의 배설물 중 중요한 성분을 추출해 재활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험 관계자는 “앞으로의 과제는 이 연구를 더욱 확대해 대규모 소떼에 훈련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이산화탄소보다 23배 온실효과를 야기하는 소 방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아지를 동원한 배변훈련 결과는 13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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