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즐기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별도의 소리 출력장치, 즉 이어폰이나 헤드폰마저 불필요해 많은 관심이 쏠렸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특정 공간에만 소리를 출력하는 오더블 엔클레이브(Audible Enclave)를 소개했다.

이 기술은 초음파와 특수 소재로 구현한 가상의 헤드폰이다. 사용자를 제외하고 주변에 소리가 새지 않아 독서실 등 소음을 내면 곤란한 곳에서 얼마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오더블 엔클레이브 기술을 실험하는 연구팀 관계자 <사진=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오더블 엔클레이브의 핵심은 연구팀이 개발한 어쿠스틱 메타서피스(acoustic metasurfaces)다. 소리의 전파를 제어하기 위해 설계된 인공 소재로 초음파 경로를 자유자재로 조종한다. 오더블 엔클레이브는 음파를 직접 공간에 방사하는 기존 스피커와 달리 초음파를 이용해 소리를 특정 포인트에 전달한다.

제작에 참여한 윤징 연구원은 "초음파 트랜스듀서(초음파 발생 장치) 2개를 사용해 각기 다른 방향에서 자기 굴절 빔을 발생하면 빔이 교차하는 지점에만 소리가 발생해 거기 있는 사람만 이를 듣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오더블 엔클레이브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인간 머리를 본뜬 더미 헤드로 실험했다. 더미 헤드의 양쪽 귀에 마이크를 설치하고 초음파 빔의 교차 지점에서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측정했다. 또한 별도의 마이크를 이용해 교차 지점의 주위 소리도 측정했는데, 교차 지점 이외에서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오직 사용자만 소리를 듣게 되는 가상의 헤드폰 오더블 엔클레이브 기술의 개요도 <사진=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윤징 연구원은 "실생활에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장소에서 추가 테스트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 교실이나 자동차 안, 지하철역, 조용한 사무실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장소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술로는 약 1m 거리에 보통 회화와 음량이 같은 60dB(데시벨)의 소리를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오더블 엔클레이브 기술을 고도화해 전송하는 음량을 높이고 거리도 늘릴 계획이다.

학계는 이 기술이 진화하면 영화관이나 대중교통, 심지어 인터넷을 활용하는 스마트홈 등 모든 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카페나 사무실 등 공적인 공간에서도 타인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고 음악이나 영상을 즐길 날이 열리는 셈이다. 연구팀은 넓은 강의실이나 도서관에서 특정 책상에만 음성 가이드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고안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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