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귀중한 토양 샘플을 뽑아냈던 일본이 이번에는 혜성 샘플 채취에 도전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하야부사’ 탐사를 이을 새로운 우주 미션에 혜성 샘플 채취 및 지구 운반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미션 실행 시기는 2030년대 중후반으로 정했다.
JAXA는 “소행성 ‘류구’의 토양 부스러기를 지구로 운반한 탐사선 ‘하야부사 2호’의 성과를 계승하는 차세대 소천체 샘플 리턴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목표 대상은 지구와 목성 사이의 궤도를 도는 혜성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JAXA는 ‘하야부사 2호’의 ‘류구’ 미션에 참가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워킹그룹을 조직하고 차세대 소천체 탐사 계획을 검토해 왔다. 혜성 샘플 채취는 2030년대 중반 탐사선을 발사, 2040년대 중반 캡슐 회수를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
우선 탐사에 동원될 기체는 목표물로 정해진 천체에 대한 왕복 비행을 담당할 모선과 소천체에 근접한 뒤 관측과 착륙, 샘플 채취를 전담할 착륙선으로 구성한다.
이에 대해 JAXA 관계자는 “‘하야부사 2호’는 총 두 차례 ‘류구’에 터치다운을 실시했지만 혜성 샘플 회수 미션의 경우 추락 등 돌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터치다운을 1회로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착륙선을 탑재한 모선은 목표 혜성의 왕복 비행에 약 10년을 소요하게 되며, 착륙선의 관측 및 샘플 채취는 1년간으로 계획됐다. 모선과 착륙선의 역할이 분명히 다르므로 예산 배분이나 설계에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 JAXA 입장이다.
JAXA 관계자는 “‘류구’ 미션의 경우, 샘플을 담은 캡슐의 기밀성을 높여 대기 채취에도 성공했지만 귀환 도중 온도 변화 등으로 못 쓰게 된 자료도 많다”며 “차세대 탐사에서는 모선을 통한 즉각 분석도 실시하고, 레이더나 지진계 등을 통한 혜성 자체에 대한 탐사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하야부사 2호’가 거둔 성과가 엄청난 만큼, JAXA의 차세대 관측이 기대되지만 과제가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태양에서 먼 목성권까지 날아가려면 전력 확보를 위해 지구 주변의 탐사에 비해 최소 20배 많은 태양전지가 필요하다. 탐사선의 절전 및 경량 설계도 필수다.
탐사선이 혜성에 내려가 파편을 채취하고 이를 모선에 전달하는 방식도 난제다. JAXA는 혜성에 착륙해 샘플을 채취한 탐사선이 모선에 도킹하거나, 기밀 캡슐을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고 이를 모선이 중간에 회수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