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사람속(Homo genus)의 하나인 호모 날레디가 묻힌 무덤이 고고학자들에 의해 처음 발굴됐다. 사람속이 만든 가장 오래된 무덤일 가능성에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고인류학자 리 버거(57)는 6일 SNS를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근교에서 발견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무덤을 소개했다. 리 버거의 발견을 담은 논문은 조만간 세계 고고학술지에 소개될 예정이다.

이 무덤을 만든 것으로 추측되는 호모 날레디는 약 30만~20만 년 전까지 현재의 남아프리카 전역에서 활동했다. 키 1.5m에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휜 점에서 직립 보행은 가능했으나 나무까지 타고 다닌 것으로 생각된다.

현생 인류(왼쪽)와 호모 날레디의 두개골 비교도. 뇌 크기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난다. <사진=TED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Did Homo Naledi Deliberately Dispose of Their Dead? | Darryl J de Ruiter | TEDxTAMU' 캡처>

호모 날레디는 현생 인류는 물론 다른 사람속과 비교해 뇌가 작아 사망자를 매장하는 등 의미가 부여된 복잡한 활동은 할 수 없다고 생각돼 왔다. 

리 버거가 이끄는 연구팀은 요하네스버그 인근의 화석 지대 '인류의 요람(Cradle of Humankind)' 내부의 '라이징 스타(Rising Star)' 동굴 지하 약 30m 지점에서 고대인 유골을 확인했다.

다각적 조사를 벌인 연구팀은 이 무덤의 주인이 호모 날레디로,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매장 흔적보다 짧게는 10만 년, 길게는 20만 년 오래됐다고 결론 내렸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무덤이 약 10만 년 전 조성된 중동 및 아프리카의 호모 사피엔스 무덤이라고 여겨왔다.

중요한 발견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는 리 버거 교수 <사진=리 버거 공식 페이스북>

리 버거는 "이번 매장지는 사람속 인류의 것으로는 가장 오래된 무덤이라고 확신한다"며 "장례나 매장이 호모 사피엔스 등 뇌 용량이 큰 사람속 만의 관습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호모 날레디의 뼈 화석은 2013년 처음 발견됐다.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타원형 무덤은 2018년 시작된 발굴조사에서 드러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무덤은 의도적으로 구덩이를 파 시신을 묻은 흔적이 뚜렷했다. 구덩이에는 최소 유골 5구가 묻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호모 날레디를 비롯해 뇌가 작은 사람속 인류의 지적 능력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인류 진화에 대한 통설 자체도 뒤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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