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로 눈병 여부를 진단하는 실험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뒀다. 연구팀은 다른 질병의 조기 진단에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원저우의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논문을 내고 나노필터를 통해 눈물 속 세포 유래 물질을 걸러 질병을 진단했다고 밝혔다.

‘iTEARS(Incorporated Tear Exosomes Analysis via Rapid-isolation System)’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분자 수준에서 질환을 특정할 수 있어 질병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연구팀은 질병의 단서를 조기에 잡는 체내 물질 ‘엑소좀(exosome)’에 주목했다. 엑소좀이란 세포에서 유래한 나노 단위의 소포로 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을 담당한다.

사람의 눈물 속 엑소좀을 뽑아 눈병을 진단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사진=pixabay>

의사가 병을 진단하려면 증상 관찰이 중요하다. 다만 정작 중요한 증상은 초기에 알기 어렵고 애매한 경우도 많다. 만약 환자 몸에 있는 분자 수준의 단서로 증상 발현 전 진단이 가능하다면 더 나은 치료와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엑소좀은 돌기가 달린 구형으로, 크기는 1만 분의 1㎜ 수준이다. 몸 안의 모든 세포가 배출하며 혈액에 포함된 것까지 합하면 인간의 몸에는 100조개 넘는 엑소좀이 돌아다닌다.

학계에 따르면 엑소좀에는 핵산이나 단백질 같은 세포 내 다양한 정보가 담겨 다양한 질병의 단서를 포착할 수 있다. 다만 환자로부터 엑소좀을 추출하는 데는 시간도 걸리고 많은 양의 샘플이 필요할 수도 있다.

때문에 연구팀은 눈물에 주목했다. 눈물은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쉽게 채취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당초 소변과 혈장에서 엑소좀을 채취할 목적으로 개발한 나노필터로 눈물 속 엑소좀을 검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iTEARS'의 원리 <사진=원저우의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렇게 개발된 ‘iTEARS’는 기존 나노필터를 눈물에 맞게 개량했다. 진동 압력으로 막힘을 방지하면서 나노 크기 구멍으로 눈물을 걸러 5분 만에 엑소좀을 분리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엑소좀에는 단백질과 DNA, 마이크로RNA, 메신저RNA 등 핵산이 포함되므로 이를 분석하면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며 “이번 실험에서 눈물의 단백질 분석으로 눈병 환자를 구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로RNA 분석을 통해 당뇨병성 망막증을 가려냄은 물론, 병세 진행을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며 “미래에는 눈물만으로도 각종 질병을 쉽고 빠르게 진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눈물을 활용해 병을 진단하는 기술은 전부터 연구돼 왔다. 2004년에는 눈물 속 물질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단백질 칩이 등장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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