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면 이른바 '낮잠 유전자'가 발현돼 뇌의 노화가 늦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우루과이 공화국대학교(UdelaR) 공동 연구팀은 19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습관적으로 낮잠을 자는 것이 유전자 때문이라는 2018년 논문에 주목했다. 일본 교토대학교는 포유류 및 곤충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신체 활동량 저하 및 체온 강하를 통해 낮잠을 유도하는 '낮잠 유전자'를 특정했다.

습관적인 낮잠이 뇌 인지 기능을 일시적으로 회복한다는 기존 주장을 토대로 연구팀은 새 실험을 기획했다. UK바이오뱅크에 등록된 40~69세 성인 남녀 37만9000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 낮잠 유전자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뇌 건강을 분석했다.

30분 안팎의 낮잠을 규칙적으로 자면 뇌 부피가 커져 뇌 노화가 예방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그 결과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사람들의 뇌 총 부피가 상대적으로 컸다. 일반적으로 뇌는 나이가 들며 점점 작아지며, 뇌 부피가 큰 사람들은 인지력 등 뇌 능력이 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 관계자는 "40~69세 연령대의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낮잠을 잘 경우 뇌가 최소 2.6세, 최대 6.5세 젊었다"며 "일상적으로 잠시 취하는 낮잠이 노화로 인한 뇌 위축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가벼운 낮잠은 나이가 들어도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열쇠 중 하나일 가능성을 보여준 실험"이라며 "성인에 한정한 실험이긴 하지만, 연령대와 관계없이 여건이 된다면 잠시 낮잠을 취해 뇌 상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간과 동물의 잠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다. <사진=pixabay>

대낮에 눈을 감고 선잠을 자는 습관이 모든 뇌 능력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낮잠이 해마의 부피나 반응 시간, 시각 처리 능력에 주는 영향을 들여다본 과거 실험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과 안 자는 이들 사이의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낮잠은 주로 창의성을 높이거나 인지 기능 개선, 행복감 제고 등의 효과가 인정된다.

연구팀은 뇌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낮잠 시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낮잠이 뇌 건강이나 인지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최상의 시간은 30분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상 낮잠을 취하면 가장 중요한 밤잠의 리듬이 깨질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과거 연구에서 26분간 낮잠으로 보편적 능률이 34%, 주의력이 54%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독일 연구에서는 15~30분의 낮잠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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