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들은 중심이 되는 항성이 탄생한지 10만~100만 년 사이에 태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항성이 새로 출현한 뒤 행성계가 어느 시점에 구축되는지는 추측만 해왔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는 지난달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를 공개했다. NAOJ는 항성의 전신이 되는 원시별 19개를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NAOJ 연구팀은 항성 생성 후 행성계 구축의 시기를 알아보기 위해 지구에서 대략 650광년 안쪽에 자리한 원시별 19개를 특정했다. 이후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알마(ALMA) 전파망원경군을 통해 각 원시별을 자세히 관측했다.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한 19개 원시별들 <사진=NAOJ 공식 홈페이지>

원시별은 가스나 먼지 같은 성간물질에서 탄생하는 초기 별이다. 성간물질들이 수축해 온도가 점점 높아지면 중심부에서 핵 반응이 일어나 주계열 단계로 진화한다. 이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 것이 태양 같은 항성이다. 

연구팀이 들여다본 19개 원시별은 항성처럼 대부분 원반을 갖고 있었다. 원시별 단계를 지나 막 탄생한 항성은 원시 행성계 원반을 가지며, 여기서 많은 별들이 태어난다고 여겨진다. 이 별들은 원시 행성계 원반 내부의 물질을 쓸어모으며 성장하고, 그 결과 원반에 틈새나 티끌이 점차 늘어난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런 티끌이나 틈새는 행성이 원시 행성계 원반 내의 물질로 성장한다는 증거"라며 "원시 행성계 원반은 많은 별들을 만들고 키우면서 수백만 년이 지나면 소실되는데, 원시별의 원반에도 같은 흔적들이 있다면 행성이 언제 태어나는지 보다 정확한 계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원시별을 둘러싼 원반의 상상도 <사진=NAOJ·유럽남천천문대(ESO)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원시별 원반 관측 일부에는 항성의 원시 행성계 원반처럼 틈새나 티끌이 존재했지만 크기가 작고 윤곽도 아주 희미했다"며 "아예 이런 흔적이 없는 원반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시별의 원반이나 보다 진화된 항성의 원시 행성계 원반 사이에 이런 뚜렷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원시별 원반에 생긴 티끌로 미뤄 볼 때 이들이 젊은 항성으로 진화한 뒤 대략 10만 년에서 100만 년 후부터 행성계 형성이 급속히 진행된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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