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일본이 공동 운용하는 행성 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가 수성의 오로라를 야기하는 입자들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수성 탐사 프로젝트 '베피콜롬보'를 추진하는 유럽우주국(E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5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21년 실시된 '베피콜롬보' 탐사선의 첫 수성 스윙 바이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ESA와 JAXA는 당시 '베피콜롬보'가 얻은 정보의 분석 과정에서 수성의 X선 오로라를 일으키는 태양 하전입자 및 수성 지표면 입자들의 충돌을 확인했다.

베피콜롬보의 첫 수성 스윙 바이 상상도. 지표면에 부딪힌 태양 하전입자가 야기한 X선 오로라를 묘사했다. <사진=ESA·JAXA 공식 홈페이지>

ESA 관계자는 "오로라는 지구 외의 행성에서도 관측되는 현상"이라며 "수성 오로라는 지표면에서 발생하는데, 처음 관측한 것은 2012년 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메신저'"라고 전했다.

이어 "첫 수성 스윙 바이 당시 '베피콜롬보'는 수성 지표로부터 고도 200㎞를 통과했다"며 "플라즈마 관측 장치를 통해 태양의 하전입자가 수성 표면으로 내려오는 상황을 자세히 관찰했다"고 덧붙였다.

지구의 오로라는 태양으로부터 날아온 하전입자가 고층 대기와 충돌하면서 발생한다. 수성의 대기는 지구보다 훨씬 희박하기 때문에 태양의 하전입자는 수성의 대기가 아닌 바위가 가득한 지표까지 도달해 형광 X선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현상을 X선 오로라라고 부른다.

수성 이동 모듈과 수성 표면 탐사기, 수성 궤도선으로 이뤄지는 베피콜롬보 <사진=ESA·JAXA 공식 홈페이지>

수성 대기와 표면, 내부 구조 조사 임무를 띤 '베피콜롬보'는 2018년 10월 발사됐다. 2025년 수성 주회 궤도에 들어가기 위해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바꾸는 스윙 바이를 반복하고 있다.

'베피콜롬보'는 ESA가 제작한 수성 이동 모듈(Mercury Transfer Module, MTM)과 수성 표면 탐사기(Mercury Planetary Orbiter, MPO), JAXA가 만든 수성 궤도선 미오(Mercury Magnetopheric Orbiter, MMO 또는 Mio)로 구성된다. 1차 스윙 바이 당시 하전입자의 흐름을 파악한 플라즈마 관측 장치는 미오에 탑재됐다.

올해 6월 19일 베피콜롬보의 3차 스윙 바이 당시 촬영된 수성의 지표면 <사진=ESA·JAXA 공식 홈페이지>

JAXA 관계자는 "태양에서 방출된 전자는 수성의 자기권 꼬리 부분에서 가속돼 행성 쪽으로 빨려 들어간 듯하다"며 "자기권은 천체의 고유 자기장에 지배되는 행성 주위 영역으로, 하전입자가 지표에 내려와 수성 표면의 물질과 충돌, X선 오로라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발사 이래 총 6차례 수성 스윙 바이를 예정한 베피콜롬보는 지난 6월 20일 3차 스윙 바이를 마쳤다. 이를 통해 지표면이 선명하게 찍힌 정밀한 사진들을 촬영했다. 4차 스윙 바이는 내년 9월 5일로 예정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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