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트디즈니가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통한 작품 공개를 강화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을 통한 영화 소비가 막히면서 온라인 스트리밍이 대세가 됐다는 게 디즈니 입장이다.
밥 차펙(61)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열린 월트디즈니컴퍼니 실적발표회에서 이 같은 회사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밥 차펙 CEO는 “디즈니는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에 작품을 어떻게 팬들에 공개할지 고민해 왔으며, 지금까지의 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밥 아이거(60) 디즈니 회장 및 배급팀과 수차례 논의한 끝에, 스트리밍이야말로 보다 많은 영화 팬들에 작품을 공급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밥 차펙 CEO는 스칼렛 요한슨(37)과 같이 스트리밍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은 배우와 회사 방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 이후 배우들과 셀 수 없이 많은 협의를 거쳐왔다”며 “우리 비즈니스 모델에 관계없이 배우 전원이 만족하도록 평등한 방법을 모색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극장 공개와 디즈니플러스 동시 전송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 상황이나 영화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스트리밍은 대세가 됐다”며 “스트리밍을 원칙으로 하되 작품마다 전략을 달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밥 차펙 CEO가 디즈니플러스 스트리밍 강화를 공언하면서 향후 디즈니는 물론 마블스튜디오, 루카스필름, 픽사 등 자회사 작품들도 대거 디즈니플러스로 스트리밍될 전망이다.
스칼렛 요한슨은 지난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 소장을 접수하고 디즈니가 ‘블랙 위도우’를 극장 개봉과 동시에 디즈니플러스로 스트리밍 하면서 본인 수익이 대폭 줄었다고 주장했다. ‘크루엘라’의 주연 배우 엠마 스톤(33) 역시 비슷한 이유로 디즈니를 고소할지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영화계를 움직이는 디즈니가 스트리밍을 대세라고 인정하면서 영화 소비 패턴은 급격히 OTT 쪽으로 기울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놀란(51) 등 일부 제작자들이 극장 상영을 고집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는 트렌드를 넘어 필수가 돼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애플TV 등과 함께 넷플릭스를 잇는 후발주자로 OTT 시장에 진출했다. 워낙 막강한 콘텐츠를 갖고 있어 무서운 속도로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다. 오는 11월 국내에 상륙하는 디즈니플러스는 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와 한판 대결을 예고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