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토양으로 실리콘 태양전지를 제조하는 '블루 알케미스트(Blue alchemist)' 계획이 주목받게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거액을 지원하면서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NASA는 2일 공식 SNS를 통해 달의 흙으로 태양전지를 만드는 '블루 알케미스트' 계획에 3500만 달러(약 450억원)를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의 연금술로 불리는 '블루 알케미스트' 계획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59)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이 2021년부터 연구 중이다. 달의 토양에서 규소를 추출해 태양전지 제조를 위한 실리콘을 뽑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NASA의 투자 조건은 블루 오리진이 2026년까지 태양전지용 실리콘을 달의 레골리스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달의 레골리스를 가공해 제작한 실리콘 태양전지의 상상도 <사진=블루 오리진>

달의 자원을 이용해 달 탐사에 필요한 물자를 만드는 기술은 아주 중요하다. 지구에서 여러 자원을 실어 달로 보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태양전지는 물론 현지에 전진기지를 건설할 건자재를 달의 토양으로 만드는 기술 개발이 현재 활발하다.

'블루 알케미스트'는 달의 지표 퇴적층 레골리스를 채취하고 1600℃ 고온으로 녹인 뒤 전기분해 등 여러 처리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철이나 알루미늄, 규소(실리콘) 등 금속을 추출한다. 목표는 태양전지에 딱 맞는 순도 99% 이상의 실리콘이다.

블루 오리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블루 알케미스트'는 달의 레골리스 알갱이의 크기와 성분을 본떠 만든 모의 토양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연구진은 실험실을 지구가 아닌 달의 환경 그대로 꾸미고 여러 제약 속에 실리콘을 뽑아낼 방법을 고안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달의 토양을 본뜬 토양으로 만든 실리콘 태양전지 셀. '블루 알케미스트'는 이름 그대로 연금술사 같은 존재다. <사진=블루 오리진>

이 관계자는 "'블루 알케미스트'는 배출물질이 없어 친환경적"이라며 "독성이 있거나 폭발이 필요한 공정도 없어 지구에서도 안심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NASA의 투자와 관련, 블루 오리진 관계자는 "우리의 원대한 이상을 추진하는 데 NASA의 관심과 자금은 큰 응원이 된다"며 "일련의 연구가 유의미한 성과를 낼 때 인류는 지구뿐만 아니라 달에서도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tu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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