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박찬욱(59) 감독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취화선’의 임권택(60) 감독에 이어 20년 만에 한국 연출자가 칸영화제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박찬욱 감독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배우 박해일(46), 탕웨이(43)의 축하를 받으며 시상대에 오른 박찬욱 감독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우리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또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 영화관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두가 깨닫는 계기도 됐다”며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 그리고 영화인들도 극장과 영화를 영원히 지켜 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과 정서경 각본가에 고맙다”며 “무엇보다 박해일, 그리고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로써 박찬욱 감독은 ‘취화선’(2002)의 임권택(86)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칸영화제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와 ‘박쥐’로 각각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계기로 얽히는 형사 해준(박해일)과 서래(탕웨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산에서 남편이 죽었음에도 무덤덤한 서래와 그를 의심하던 해준이 진실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박찬호 스타일의 서스펜스가 잘 표현된 작품으로 지난 23일 뤼미에르 극장 시사 직후부터 외신들의 극찬을 받았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에서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60) 감독 작품 ‘브로커’에 출연한 송강호(55)가 한국 남자 배우로는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의미를 더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