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초의 달 착륙에 도전하는 '슬림(SLIM)'이 달 표면에 내려앉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슬림'이 이날부터 달 착륙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슬림'의 달 착륙 미션은 예정대로 오는 20일 이뤄진다.
JAXA는 19일 밤부터 '슬림'의 달 착륙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이미 전용 유튜브 및 X(구 트위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생중계 준비를 마쳤다.
가로 2.4m, 세로 1.7m, 높이 2.7m, 무게 210㎏인 '슬림'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20일 새벽 달에 착륙한다. 지난해 9월 JAXA의 X선 분광 촬영 위성 '크리즘(XRISM)'과 함께 'H-IIA' 로켓에 실려 발사된 '슬림'은 1개월 뒤 달의 중력을 이용한 스윙바이에 성공했고, 지난해 12월 달 궤도에 안착했다.
이번 미션에 성공할 경우 '슬림'은 두 가지 타이틀을 획득한다. 하나는 일본 최초의 달 착륙이다. 현재 달에 탐사 장비를 내려보낸 국가는 러시아와 미국, 중국, 인도뿐이다.
또 다른 타이틀은 최초의 달 핀포인트 착륙(pinpoint landing)이다. '슬림'은 목표한 곳에서 오차 약 100m 위치에 닿는 핀포인트 착륙을 목표로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2단계 착륙 기술이다. '슬림'은 이 기술을 이용해 기체와 수평을 이루는 지면에 내려앉는 그간의 탐사선과 달리 비스듬히 누워 달 적도 부근 시올리(Shioli) 크레이터에 닿을 예정이다.
JAXA는 "'슬림'은 지난 14일 오후 5시32분 달의 고도 약 600㎞ 원궤도에 들어섰다"며 "현재 기체 상태는 정상이며, 오는 19일 근월점을 고도 15㎞까지 낮추고 본격적인 하강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미션에서 시연될 핀포인트 착륙 기술은 지구 외 천체 탐사 시 보다 다양한 착륙 지점을 선택하도록 해준다"며 "이 기술이 고도화되면 불규칙한 곳에도 얼마든 장비를 내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슬림'의 달 착륙 시도는 오는 20일 정오부터 시작한다. 고장 등 돌발 상황이 없을 경우 20분이면 달 착륙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슬림'이 무사히 달에 내려앉게 되면 향후 멀티 밴드 카메라(MBC) 등 탐사 장비에 의한 본격적인 관측이 시작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