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기억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일본 식용유 제조사 타케모토유지주식회사와 NTT 데이터 경영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지난달 28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식욕을 촉진하는 펩티드(펩타이드) 호르몬 그렐린(ghrelin)의 분비가 참기름에 의해 촉진된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20~59세 남녀 45명을 모집한 연구팀은 3명씩 15조로 나누고 가벼운 공복 상태에서 작은 공간에 각각 들어가게 한 뒤 자유롭게 대화하게 했다.
이 상태에서 연구팀은 각 공간에 참기름으로 새우 볶는 냄새와 올리브유로 새우를 볶는 냄새를 연달아 유입했다. 마지막으로는 아무 냄새도 풍기지 않았다. 이후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이 대화가 아닌 식사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앞선 세 가지 조건을 연이어 적용했다.
실험 결과 피실험자들의 공복감은 참기름 냄새가 방에 유입될 때 가장 컸다. 특히 이때 나눈 대화 내용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관계자는 "피실험자들의 혈중 그렐린 측정은 하지 않았지만 참기름 냄새가 공복감을 높여 기억력을 끌어올린다는 가설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그렐린은 위장의 음식물이 줄어들면 알아서 분비된다.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키우는데, 참기름처럼 일부 식재료나 음식물 냄새가 그렐린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 관계자는 "그렐린 분비로 시상하부가 자극되면 '아, 배고프다'는 느낌이 든다"며 "그렐린은 뇌의 해마에도 작용해 기억을 한층 견고하게 해준다. 따라서 배고플 때 기억력이 높아 식사 전 가장 공부가 잘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널리 사용하는 참기름은 인도의 오래된 의학서 아유르베다에도 등장한다. 단순한 식재료를 떠나 세포 노화를 막는 항산화 기능 및 활성산소 억제 효과가 있는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참기름을 이용해 식욕을 돋우는 병원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식욕이 몸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치매나 우울증 환자들에게 참기름 자체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