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만 보면 어지러운 이들도 뇌에 전기 자극을 주면 수학 학습 효과가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의 뇌는 각 영역을 특정 방법으로 자극할 경우 능력이 각성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영국 서리대학교 연구팀은 지난달 31일 국제 학술지 'PLOS Biology'에 소개된 실험 보고서에서 수학을 못하는 사람도 뇌 전기 자극에 의한 학습 효과가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학은 단순히 수에 관한 학문이 아닌 물리와 천문학 등 다양한 과학과 연결되며, 실생활과 관계도 아주 깊다. 다만 모든 이들이 수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고, 일부는 수학공포증을 겪기도 한다.

뇌를 자극하면 다양한 일부 능력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는 심리보다 뇌 일부 영역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수학이 서툰 이들은 숫자로 인한 뇌 활성화가 어렵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점에서 연구팀은 비침습 전기 자극으로 뇌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실험을 기획했다.

무작위로 남녀 102명을 모집한 연구팀은 뇌 전두엽을 전기 자극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고 곱셈 문제를 풀게 했다. 이 과정에서 전기 자극이 수학 학습이나 뇌파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다.

결과적으로 전기 자극을 받은 그룹은 수학 학습 효과가 전보다 향상됐다. 전기 자극은 뇌 내 나트륨 채널에 작용, 뉴런의 세포막에 간섭해 피질을 활성화했다. 더욱이 이런 전기 자극은 전부터 수학을 못했던 이들에게 더 효과적이었다.

수학은 흥미를 갖는 사람도 있지만 공포를 느끼는 이들도 적잖다. <사진=영화 '어메이징 메리' 스틸>

실험 관계자는 "이는 숫자로 뇌 활성화가 어려운 사람일수록 전기 자극으로 인한 학습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실제로 전기 자극은 원래 수학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의 높은 학습능력은 뇌 속 신경세포 활성화와 관련이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번 실험은 뇌에 대한 자극을 통해 닫혀있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전기 자극에 따른 뇌 영역 활성화가 구체화되면 개인에 맞는 뇌 자극 방법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히 학습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질병의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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