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약 150광년 떨어진 히아데스 성단(Hyades Cluster)에 존재할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히아데스는 지구 가장 가까이에 위치하는 산개성단이다.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 연구팀은 18일 발표한 관측 보고서에서 황소자리 방향으로 약 150광년 떨어진 히아데스 성단에 블랙홀이 여럿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산개성단은 같은 시기 탄생한 수백 개의 항성이 모인 것으로 생각된다. 성단을 구성하는 항성들은 대부분 공통된 화학적 성질을 갖는다. 천문학자들은 히아데스 성단에 다양한 질량의 항성 약 500개가 들어찬 것으로 보고 있다.
히아데스 성단을 구성하는 항성들을 들여다보던 연구팀은 규모가 작은 블랙홀이 여럿 존재할 가능성을 떠올렸다. 이들의 가설이 맞는다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의 거리가 특정되는 셈이다.
조사 관계자는 "블랙홀은 빛을 발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측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히아데스 성단 내 항성의 운동과 진화를 시뮬레이션하고 그 결과를 항성의 실제 위치 및 속도와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항성의 위치와 속도 데이터는 유럽우주국(ESA)의 관측 위성 '가이아(Gaia)'로부터 얻었다. '가이아'는 우리은하의 3차원 지도를 만들기 위해 항성 수십억 개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분석에서 우리는 히아데스 성단 내부나 근처에 작은 블랙홀이 2~3개 존재할 가능성을 알아냈다"며 "시뮬레이션에서 일부 블랙홀이 현재 또는 최근까지 히아데스 성단 중앙부에 존재한다는 가정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천문학계는 지금까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로 '가이아(Gaia) BH1'을 꼽아왔다. '가이아 BH1'은 뱀주인자리 방향으로 1560광년 거리에 있다. '가이아 BH1'은 G형 주계열성 및 항성 질량 블랙홀이 연결된 쌍성계다.
유럽남천천문대(ESO)를 비롯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교 우주과학연구소(ICCUB-IEEC),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중국 중산대학교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학회지에 먼저 소개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