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 최대 규모의 탄광마을을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로 돌려주는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100년 동안 채굴이 진행되던 탄광촌에는 북극곰과 순록, 바닷새들이 찾아와 정착하기 시작했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주정부는 3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북극권 스발바르 제도 탄광촌 재건 프로젝트가 많은 이들의 노력에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노르웨이 정부가 진행한 사상 최대의 자연 회복 사업이다.
야생동물들의 터전으로 변모한 곳은 스발바르 제도에서 가장 큰 탄광촌 스베아그루바(Sveagruva)다. 탄광을 비롯해 자체 발전소, 부두, 상하수도가 완비된 대규모 공업 단지로, 최소 300명의 근로자가 한꺼번에 숙식할 부대시설도 갖췄다.
스발바르 주정부는 2017년 스베아그루바의 탄광 조업을 축소하고 이 지역을 자연으로 돌려놓기로 결정했다. 북극권의 많은 야생동물이 이곳에 모여 살면 개체 보호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910년 채굴이 시작된 스베아그루바는 1946년 이전 만든 건축물 일부를 제외하고 인간이 만든 모든 흔적이 사라졌다.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자연 복원 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전 작업부터 꼼꼼하게 진행됐다. 노르웨이 문화유산연구소(NIKU) 회원 12명이 6주에 걸쳐 스베아그루바 탄광촌 전체를 자세히 살피고 사진을 촬영했다. 이렇게 모인 사진만 무려 17만 장이며, 이를 토대로 6000회나 되는 상세 조사가 진행됐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스베아그루바는 현재 인기척이 전혀 없고 완전히 원래 자연상태로 돌아갔다"며 "원래 이 프로젝트를 위한 예산 약 25억 크로네(약 3100억원)가 편성됐지만, 체계적인 작업 덕에 실제 들어간 비용은 그 3분의 1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소중한 자연환경을 회복하는 것은 점점 더워지는 지구에 뿌리를 내린 모든 생물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며 "취지에 공감한 이들과 기업들이 6년에 걸쳐 땀 흘려 만든 새로운 터전에 북극곰, 순록, 수많은 바닷새가 돌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정부에 따르면 스발바르 제도에는 7개의 국립공원과 23개 자연보호구역이 자리한다. 사람들의 의지에 따라 자연 상태로 돌아간 지역은 약 66%로, 이는 북극권 국가에서는 전례가 없는 실적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