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나 자폐증 환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AI) 양말에 의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영국 로봇공학자 지크 스티어 박사가 개발한 '스마트삭스(SmartSocks)'는 외형과 착용감은 일반 양말과 똑같으면서 센서 및 스마트폰, AI를 서로 연결해 치매 및 자폐증 환자의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세탁기로 빨 수 있고 충전도 불필요한 '스마트삭스'는 착용자의 심박수와 움직임, 스트레스 지수 등 각종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급격한 행동 및 감정 변화를 감지해 의사나 간병인에게 알려준다.

심박수, 발한 수준, 스트레스를 센서로 감지하는 스마트삭스. 스마트폰과 연동해 착용자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사진=지크 스티어>

'스마트삭스'는 이미 시범 도입한 요양 시설에서 호평을 받았고 투자자 약 500명이 출자를 약속하는 등 영국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지크 스티어 박사는 증조할머니가 치매를 앓는 상황을 마주하고 받은 충격에 '스마트삭스'를 개발했다. 박사는 "손주들에게 더없이 온화한 할머니는 치매 때문에 불안해지고 때로는 공격적이었다"며 "증조할머니와 비슷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봉사를 하면서 스마트삭스를 머릿속에 그렸다"고 전했다.

이 양말은 일반 양말과 같은 크기와 디자인에 발목에 생체정보를 읽어내는 센서를 장착했다. 이 센서는 착용자의 심박수, 땀의 양, 움직임은 물론 치매나 자폐증 환자의 심리 상태를 관찰해 스마트폰 앱에 전달한다. AI는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송된 정보를 기계학습해 착용자별 패턴을 익히고 대응법을 내놓는다.

충전이 필요 없고 세탁이 가능한 스마트삭스는 치매나 자폐를 가진 이들의 일상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지크 스티어>

지크 스티어 박사는 "AI는 극심한 불안이나 넘어짐 등 착용자의 심리·신체적 이상 신호를 감지해 간병인에 전한다"며 "덕분에 스마트삭스를 신은 주변 인물들은 당황하지 않고 환자를 돌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사가 설립한 스타트업은 현재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약 55만 파운드(약 9억원)의 출자를 약속받았다. 투자자들은 치매나 자폐증 환자가 점점 늘어나는 영국 사회에서 스마트삭스가 의료진 이상의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치매 환자는 5500만 명을 넘어섰다. 초고령 사회를 상징하는 일본에서는 2025년 65세 이상 고령자 5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린다는 암울한 관측이 나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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