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해저에 존재해온 세계 최대 빙산이 해저를 벗어나 이동 중이다. 빙산의 경로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다른 거대 빙산도 원래 자리를 이탈할 것으로 우려했다.

유럽우주국(ESA)은 2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 A23a가 남위 70° 부근의 남극대륙 웨델해 하부에서 분리돼 하루 약 5㎞를 움직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시간대별 A23a의 위치. 10월 19일과 31일(사진 위), 11월 12일과 24일(아래)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이 같은 사실은 ESA가 운용하는 지구환경 감시 위성 코페르니쿠스 센티넬-3가 잡아냈다. 위성이 모은 정보를 분석한 ESA는 A23a 빙산이 향후 해류에 실려 동쪽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A23a는 면적이 약 4000㎢로 서울(605.21㎢)의 약 7배에 달한다. 무게는 약 1조t으로 추산된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빙산이 해류 움직임에 떠다니다 대륙에 충돌한 사례가 이미 있는 만큼 그 경로에 많은 학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A23a 빙산의 크기 비교. 가장 작은 하늘색이 지난 2020년의 크기다. <사진=Polar View 공식 홈페이지>

ESA는 A23a가 빙산의 자연스러운 생애 사이클에 따라 웨델해 하부에서 분리됐다고 보고 있다. 온난화의 영향은 일단 배제했다. 1986년 남극 필히너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A23a는 현재 위치까지 이동한 뒤 해저에 접지했다. 30여 년이 지난 최근 빙산이 축소되면서 해저를 벗어나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ESA는 추측했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빙산의 생애 사이클이 계속되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빨라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각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 안간힘을 쓰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다른 거대 빙산이 또 어디서 분리될지 모른다고 학자들은 경고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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