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절반은 파란색, 나머지는 녹색이며 암컷과 수컷의 특징을 모두 가진 희귀한 새가 발견됐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조류학자 해미시 스펜서 교수는 12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암컷과 수컷의 특성을 갖추고 몸의 절반이 각각 파란색과 녹색 깃털로 뒤덮인 새를 소개했다.

콜롬비아의 삼림지대에서 발견된 이 새는 꿀먹이새(Green Honeycreeper)다. 조류학자들에 따르며 이 종에서 자웅동체 개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암수 모자이크 특성을 가진 꿀먹이새가 확인된 것은 대략 100년 전이다.

뉴질랜드에서 처음 발견된 자웅동체 꿀먹이새 <사진=존 무리요>

희귀한 암수한몸 꿀먹이새는 아마추어 조류학자 존 무리요가 지난해 5월 커피로 유명한 콜롬비아 마니살레스의 숲에서 발견했다. 운 좋게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존 무리요는 이를 해미시 스펜서 교수에 보냈다. 교수는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이 꿀먹이새가 암수 모자이크라고 최근 결론을 내렸다.

해미시 교수는 "꿀먹이새는 주로 중앙아메리카 숲에 서식하는 참새목 박새과 조류"라며 "암컷은 연두색, 수컷은 파란색 깃털로 몸을 치장하는 아름다운 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개체는 깃털 색부터 절반은 암컷, 절반은 수컷임을 표시하는 듯하다"며 "주로 곤충에서 발생하는 암수 모자이크는 드물게 조류, 파충류, 갑각류에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꿀먹이새 류에서 암수한몸 개체가 확인된 것은 대략 100년 만이다. <사진=존 무리요>

학계에 따르면 조류학자가 일평생 자웅동체 개체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뉴질랜드에서 암수한몸 꿀먹이새가 확인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암수 모자이크는 동물의 성 결정과 성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인 관계로 많은 학자가 이번 발견에 주목했다.

해미시 교수는 "조류의 암수 모자이크는 생명체 발달의 첫 단계인 세포 분열 과정에서 어떤 오류가 일어나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며 "자연계에서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자웅동체 현상에 대해 아직 모르는 점이 많은 만큼 이번 발견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메인 주에서는 한 남성이 몸의 절반이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나뉜 암수한몸 바닷가재를 잡아 눈길을 끌었다. 당시 해양생물학자들은 자웅이체여야 할 바닷가재가 난할 과정에서 생기는 핵의 염색체 분배 이상을 겪은 것으로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