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반려동물이 죽으면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표현한다. 먼저 간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 너머에서 기다리다가, 나중에 주인이 오면 반갑게 마중 나온다는 상상의 산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무지개 다리'라는 표현은 동명의 시에서 딴 표현으로 알려져 왔다. 누가 시를 썼는지는 여전히 말들이 많은데, 영국 스코틀랜드에 사는 80대 여성이 원작자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영리단체 굿뉴스네트워크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무지개 다리(Rainbow Bridge)'라는 시를 쓴 여성 에드너 클라인(82)의 사연을 소개했다. 19세였던 1959년 귀여워하던 래브라도 리트리버 메이저(수컷)를 잃은 에드너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가족은 메이저 외에도 많은 개를 키웠지만, 에드너는 이 개에 유독 정을 많이 줬다.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데다 유대가 깊어 에드너는 메이저의 죽음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다.

10대 시절 에드너와 반려견 메이저 <사진=잭 레키 SNS>

메이저가 죽은 바로 다음날, 에드너는 반려동물에 대해 뭔가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죽은 메이저가 재촉하는 것처럼 느낀 에드너는 곧바로 펜을 들고 노트를 펼쳤다. 그렇게 처음 즉흥적으로 적은 것이 바로 '무지개 다리'였다.

에드너는 이 표현을 사용해 메이저를 추억하는 시를 완성했다. 이를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위로를 받았고, 반려동물을 잃은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 갔다.

나중에 잭 레키라는 남성과 결혼한 에드너는 이 시를 보여줬다. 잭은 굉장히 아름다운 작품이라며 출판을 권했다. 에드너는 사적인 기록이라며  망설였고, 지인들과 공유할 정도만 소량 필사해 돌리는 것으로 만족했다. 부부는 당시만 해도 '무지개 다리' 시가 지인의 지인을 거쳐 멀리 다른 나라까지 퍼져나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잭 레키는 "1990년대 초 아내의 '무지개 다리'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의 동물 애호가들 사이에서 공유된 모양"이라며 "1994년 미국에서 가장 큰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의 칼럼 'Dear Abby(친애하는 애비)'에 '무지개 다리'라는 표현이 사용되며 그야말로 폭발적 반응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에드너가 결혼 후 남편 권유로 지인들에게 주기 위해 필사한 '무지개 다리' 시(왼쪽). 미국에서는 부부가 모르는 사이 '무지개 다리'라는 표현이 유명 신문 칼럼에도 사용됐다. <사진=에드너 클라인·잭 레키 SNS>

이후 '무지개 다리'라는 표현의 저작권을 두고 미국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미국 저작권국까지 나설 정도였는데, 바다 건너 영국에 사는 에드너와 남편이 이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에드너는 '무지개 다리' 시를 창작한 노트를 아직 가지고 있다. 그의 집 다락방 상자에는 '무지개 다리' 원본이 소중하게 보관돼 있다. 지역 언론 취재에 응한 그는 오랜만에 추억 가득한 노트를 꺼내 들고 울음을 터뜨렸다.

'무지개 다리'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는 "솔직히 사람들이 '무지개 다리' 작가라고 주장하는 걸 나중에 알고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면서도 "제 시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위로가 된 것은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의 내용과 관련해 그는 "반려견을 잃고 쓴 제 시를 보고 어떤 사람은 감성이 풍부하다고 평한다"며 "문학을 공부하거나 소설을 읽은 적은 없다. 단지 메이저가 하늘에서 보고 있다는 따뜻한 생각이 들어 충동적으로 쓴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반려견들과 일상을 보내는 에드너 클라인 씨 <사진=잭 레키 SNS>

그는 "상실은 슬프지만 마냥 가슴 찢어지는 감정 만은 아닌 듯하다"며 "15세 때 건축가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사랑하는 이를 처음 잃은 경험이었는데, 관을 보고 있자니 아버지가 걱정하지 말라고 따뜻하게 다독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에드너는 반려동물 인구가 많아진 요즘, 펫 로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전했다. 그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는 새 반려동물을 맞이하길 권한다"며 "새로운 친구와 관계는 잃어버린 반려동물처럼 끈끈하지 않겠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마음을 채워가다 보면 둘 사이에 특별한 애정이 싹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단지 죽었다고 해서 사랑하는 동물을 애써 잊고 부정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며 "뭣보다 먼저 떠난 반려동물은 주인이 슬픔에 겨워 홀로 살아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드너 클라인의 '무지개 다리(Rainbow Bridge)'

Just this side of heaven is a place called Rainbow Bridge.

When an animal dies that has been especially close to someone here, your pet goes to Rainbow Bridge.

There are meadows and hills for all of our special friends so they can run and play together.

There is plenty of food, water, and sunshine, and friends are warm and comfortable.

All the animals who have been ill and old are restored to health and strength, those who were hurt are made better and strong again, like we remember them before they go to heaven.

They are happy and content except for one small thing—they each miss someone very special to them who had to be left behind.

They all run and play together, but the day comes when one suddenly stops and looks into the distance.

His bright eyes are shining, his body shakes.

Suddenly he begins to run from the herd, rushing over the grass, his legs carrying him faster and faster, and when you and your special friend finally meet, you cuddle in a happy hug never to be apart again.

You and your pet are in tears. Your hands again cuddle his head and you look again into his trusting eyes, so long gone from life, but never absent from your heart, and then you cross the Rainbow Bridge together.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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