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는 블랙홀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는 이제까지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한 작은 질량의 블랙홀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천문학팀은 지구에서 1500광년 떨어진 은하수의 외뿔소자리(Monoceros)에서 태양 질량의 3배에 불과한 블랙홀을 찾아냈다. 팀은 블랙홀이 '지금 막 어디에선가 튀어나온 것 같다'는 의미로 '유니콘(The Unicor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반적으로 별이 붕괴된 뒤 태양 질량의 2.3배 이하면 블랙홀이 아닌 중성자별로 취급한다. 유니콘과 같이 태양 질량 5배 미만의 블랙홀 후보는 천문학자들이 '질량 간극(mass gap)'이라고 부르는 범주에 포함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나온 방정식에 따르면 질량이 태양보다 3배 이상 크면 블랙홀로 바뀔 수 있지만, 정작 그런 블랙홀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니콘도 근처의 동반성인 적색거성이 없었다면 발견하지 못할 뻔했다. 천문학자들은 외뿔소자리의 적색거성이 무언가에 잡아당겨진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 이유가 근처에 있는 작은 블랙홀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유니콘이 동반성인 적색 거성을 끌어 당기는 상상도 <사진=오하이오주립대 홈페이지>

그러나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천문학자 타린두 자야싱헤는 매우 작은 블랙홀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KELT와 ASAS, TESS 등 망원경 시스템과 인공위성의 데이터 등을 분석, 적색거성의 궤도 속도와 주기, 중력에 의한 영향 등이 근처 블랙홀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3배라고 계산해냈다.

천문학자 토드 톰슨은 "달의 중력으로 인해 지구의 바다가 달쪽으로 부풀어 오르고 밀물이 생기는 것처럼, 블랙홀도 별의 한 축을 다른 축보다 긴 찌그러진 풋볼 모양으로 왜곡시킨다"며 "적색 거성의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블랙홀"이라고 말했다.

유니콘의 발견은 향후 블랙홀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실 블랙홀은 많은 연구들이 쏟아지는 분야로, 아직도 알려진 것이 많다. 블랙홀은 질량에 따라 가장 작은 '항성 블랙홀(stellar-mass black hole)'과 가장 거대하고 무거운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로 구분된다. 그리고 사이에는 '중간질량 블랙홀(Intermediate-mass black hole)'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또한 이론으로만 존재하다가 최근 들어 발견 사례가 하나둘 보고되는 정도다.

향후 더 큰 규모의 우주 실험이 진행됨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유니콘 정도의 작은 블랙홀을 더 많이 찾아낼 것으로 보고 있다. 토드 톰슨은 "얼마나 다양한 형태의 블랙홀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같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블랙홀의 발견은 어떤 별이 붕괴하거나 폭발하는지 또는 그 사이에 있는지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저널에 게재될 예정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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