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바섬의 고대 유적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건축물군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도네시아 고고학 및 역사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11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구능 파당(Gunung Padang) 유적이 영국 스톤헨지나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앞서 인간에 의해 건조된 가장 오래된 거대 석조 건축물군이라고 주장했다.

자와바라트주 치안주르 산정(885m)에 자리한 구능 파당은 1890년 발견된 이래 현지인들에게 신성한 장소로 통해왔다. 농경과 문명이 시작되기 전 고대인이 세운 것으로 추측되며 지금까지 정확한 건축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구능 파당의 전경 <사진=RaiyaniM>

학자들은 구능 파당이 고대 용암으로 이뤄진 자연 언덕을 세심하게 조각한 결과물로 생각했다. 최신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사용한 연구팀은 이곳이 마지막 빙하기, 대략 1만6000여 년 전에서 2만7000여 년 전 건설됐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조사 관계자는 "우리 생각이 맞는다면 구능 파당은 석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됐다는 튀르키예 괴베클리 테페(약 1만1000년 전)를 앞선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오랜 기간에 걸친 신중한 분석을 거쳐 얻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구능 파당을 현장 조사한 뒤 최근까지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고고학자와 역사학자, 지질학자, 지구물리학자들이 참가했고 인도네시아 국립연구개발청의 지원으로 굴착기와 탐지 레이더, 지하 영상처리기 등 다양한 장비가 동원됐다.

아직도 계속되는 구능 파당의 발굴 작업 <사진=고고학 저널 Archaeological Prospection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구능 파당은 고대인이 나름 고도의 기술을 동원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용암이 만들어낸 산정의 구릉을 일일이 깎아 만든 구능 파당의 최심부는 지하 30m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진파를 이용해 언덕 중턱을 살펴보니 길이 15m, 높이 10m의 숨은 공동 혹은 석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선사시대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은 누구인지, 왜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굴을 더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조사에서 구능 파당의 핵심 건조물이 기원전 2만5000~1만4000년 사이에 지어졌으며 이후 수천 년간 방치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다시 건설이 시작되면서 바위와 자갈이 섞인 토양에 피라미드의 중심부가 확장됐고, 이후에도 추가 작업이 계속 이뤄진 것으로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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