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호 잔해를 보기 위해 해저 3800m까지 내려간 타이탄 잠수정이 폭발한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 해양공학자 블레어 손튼 교수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탄소 섬유를 사용한 6.7m 길이의 타이탄 호가 잠수 한계 여유를 200m 남긴 상황에서 폭발한 이유가 수압을 견디지 못한 설계라고 주장했다.

손튼 교수는 "3800m 해저에서 타이탄 잠수정은 상상도 못할 수압에 찌부러진 것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타이탄의 파편이 발견된 해저의 수압은 해수면의 약 400배"라며 "잠수정에 작용한 압력은 파리 에펠탑 무게인 약 1만t에 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소섬유가 들어간 타이탄 잠수정. 회사는 4000m 심해에서도 안전하다고 광고해 왔다. <사진=오션게이트 익스플로러 공식 홈페이지>

지난 18일 출항, 연락이 두절된 타이탄 호는 심해 3800m에 가라앉는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 호의 잔해에서 약 49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여기에는 타이탄 운용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최고경영자 스톡턴 러시와 영국 갑부 탐험가 해미시 하딩, 프랑스 다이버 폴 앙리 나절렛, 영국계 파키스탄 사업가 샤흐자다 다우드와 아들 슐만 다우드 등 5명이 탑승했다.

손튼 교수는 "실제로 잠수정이 폭발한 수심은 아직 특정하기 어렵다"면서도 "4000m 잠수가 가능한 배가 3800m에서 수압을 견디지 못했다면 아마 설계 단계에서 상당한 결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션게이트 익스플로러 최고경영자 스톡턴 러시. 폭발한 것으로 추측되는 타이탄에 탑승했다. <사진=오션게이트 익스플로러 공식 홈페이지>

이런 지적은 다른 곳에서도 나왔다. 미국 듀크대학교 관계자는 22일 CNN과 인터뷰에서 "오션게이트는 애당초 잠수정 설계에 무지한 회사였다"며 "타이탄 설계 자료 일부에서 이미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 이는 심해에서 생존할 때 요구되는 생리적·물리적 요소를 연구한 사람들이 전부터 지적한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오션게이트는 투어의 안전 대책이 확실하다고 광고하며 잠수정 운영사에 요구되는 안전 기준은 무시했다"며 "잠수정 선체를 연결하는 부품들이 피로를 견디지 못해 분해될 정도의 결함을 숨기고 이익만 추구한 만큼 엄중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션게이트는 타이탄 광고 영상에서 "투어 참가자들은 고도로 훈련된 승무원과 함께 타이타닉이 잠든 심해를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난 타이탄에 탑승한 프랑스 유명 다이버이자 탐험가 폴 앙리 나절렛은 영상에서 "잠수정 설계가 완벽하다"고 칭찬했다.

오션게이트 최고경영자 스톡턴 러시가 안전을 경시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모험이 빠진 삶은 무미건조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러시는 "어떤 점에서 안전성은 아무 쓸모 없는 낭비"라며 "그렇게 안전이 좋다면 차에 타면 안 된다. 아예 침대 안에만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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