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갈색왜성 'W1935'에서 오로라가 발생했다는 천문학 역사상 전례가 없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불과 200℃로 환산된 역대 가장 온도가 낮은 오로라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잡아냈다.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 행성학자 재키 파허티 박사는 제243차 미국천문학회(AAS)에서 갈색왜성 'W1935'의 극지 대기를 수놓은 오로라를 포착했다고 밝표했다.

오로라는 지구 외의 천체에서도 관측되는 천문 현상이다. 주로 항성이 방출한 하전 입자가 날아와 행성의 대기와 충돌해 생기는 오로라는 근처에 항성이 없는 경우 발생하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파허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운용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갈색왜성 12개의 정보를 분석하다 'W1935'에서 오로라로 보이는 적외선 발광을 확인했다. 'W1935'는 고립된 갈색왜성으로, 이런 조건의 천체에서 오로라가 파악된 것은 처음이다. 

고립된 갈색왜성 W1935와 극지 오로라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준항성으로 분류되는 갈색왜성은 목성 같은 거대 가스 행성과 태양 같은 항성의 성질을 공유한다. 갈색왜성의 정확한 성질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노력 중인데, 고립된 'W1935'에서 오로라가 확인되면서 커다란 관심이 쏠렸다.

파허티 박사는 "12개 갈색왜성 중 'W1935'과 'W2220'만이 고립된 저온 갈색왜성"이라며 "이러한 갈색왜성의 대기에는 메탄이 많은데,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관측 결과 'W2220'에서는 메탄 분자에 의해 특정 파장이 흡수되고 그만큼 어두워진 적외선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W2220'와 조건이 같은 'W1935'에서는 메탄 분자에서 적외선이 방출되는 예상 밖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며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로부터 빛이 발생한 것이므로 오로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두 갈색왜성의 대기 온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W2220'은 예상대로 고도가 올라갈수록 기온이 떨어졌다. 다만 'W1935'는 그 정반대였다.

W1935와 W2220에 대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값. 환경과 성질이 비슷한 갈색왜성임에도 메탄과 관련된 적외선 파장에 큰 차이가 확인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파허티 박사는 "'W1935'의 기온 역전 현상은 지구의 성층권에서도 관찰된다"며 "근처에 항성과 같은 열원이 있는 경우엔 이상할 것 없지만 독립된 갈색왜성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W1935'에서 오로라가 발생한 이유를 몇 가지 추측했다. 우선 'W1935'에 위성이 숨어있을 가능성이다. 목성의 이오, 토성의 엔켈라두스 등 위성은 물질을 우주 공간으로 활발히 분출하며, 이것이 주성의 대기에 충돌해 오로라를 야기한다.

'W1935'의 내부 열원이 대기를 가열하고 열에너지가 오로라를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파허티 박사는 "태양열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대기의 현저한 온도 역전 현상은 목성이나 토성에서도 나타난다"며 "행성 내부의 열이 대기 순환으로 바깥쪽으로 이동할 경우 기묘한 기온 역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간 플라즈마의 충돌 가능성도 열어놓은 연구팀은 'W1935' 표면의 오로라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관측 정보를 계속 분석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