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니오스 호수로 불리는 르완다 키부 호수가 폭발할 경우 수백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일본판은 24일 기사를 통해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가득 차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키부 호수의 최신 소식을 공개했다.

키부 호수는 아프리카 중앙부 국가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에 걸쳐 있다. 해발 약 1500m에 자리하며 표면적은 약 2700㎢다. 특이하게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가 호수 바닥에 축적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담수호로 악명 높다.

이 호수는 지질학적으로 특이한 다층 구조를 갖고 있다. 이중 깊은 하부 층에 메탄 및 이산화탄소가 가득 차 주변 생물이 언제든 질식사할 위험이 도사린다.

약 2700㎢ 규모의 키부 호수. 하부에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가 가득 찬 죽음의 호수다. <사진=BBC Click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The 'Killer Lake' Powering Rwanda' 캡처>

아프리카에는 이런 희한한 호수가 둘 더 있다. 카메룬의 모나운, 니오스 호수는 각각 1984년과 1986년 대폭발을 일으켰다. 니오스 호수 폭발 당시 카메룬 정부 추산으로만 18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호수 주변에는 질식사한 동물 사체가 널브러졌다.

키부 호수는 1800명이 숨진 니오스 호수에 비해 표면적은 약 50배, 깊이는 약 2배 이상(최고 수심 475m)이다. 주변에는 인구 약 150만 명이 사는 고마 시가 분포한다.

학자들은 키부 호수 주변에 점처럼 분포하는 온천이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호수 바닥으로 보낸 것으로 본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팀은 "복잡한 수직 다층 구조를 가진 키부 호수는 상층 60m를 제외한 하부는 모두 층 구조"라며 "수심 260m 아래에는 300m에 가까운 이산화탄소와 60m에 이르는 메탄이 유해한 황화수소와 함께 물에 녹아든 상태로 층을 이룬다"고 전했다.

주변의 활화산에서 용암이 유입될 경우를 가정한 그림 <사진=BBC Click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The 'Killer Lake' Powering Rwanda' 캡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깊은 층의 가스가 수면 위로 누출될 경우 폭발 가능성이 있다. 이곳을 답사한 학자들은 호수의 가스 농도가 현재 60%를 조금 넘었으며, 100%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폭발할 것으로 우려했다.

더욱이 지진이나 화산 폭발로 용암이 유입될 경우 호수 하부의 층 구조가 붕괴되면서 대폭발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됐다. 키부 호수에서 약 25㎞ 떨어진 곳에는 활화산 2개가 자리한다.

학자들은 키부 호수가 폭발할 경우, 하루에 최대 60억t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분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체인지 데이터 랩에 따르면, 2020년 지구촌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350억t이다. 키부 호수가 폭발한다면 대략 6일 만에 1년 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셈이다.

평소의 키부 호수. 워낙 경치가 좋아 해외에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사진=BBC Click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The 'Killer Lake' Powering Rwanda' 캡처>

미네소타대학교 연구팀은 "니오스 호수보다 훨씬 큰 키부 호수가 폭발하면 거대한 가스 구름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아마 독성 때문에 구름에 휩싸인 사람은 1분 내에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폭탄을 떠안은 르완다 정부는 유해 가스를 연료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키부와트 등 민간 업체들과 추진 중이다. 가스로 들어찬 하부의 물을 퍼올려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분리하고 물만 돌려보내는 작업이 거론됐다. 호수에서 메탄가스를 빼 전력원으로 이용하는 프로젝트로 총 발전량은 약 100만 메가와트(MW)로 기대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호수가 폭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도 적잖다. 때문에 르완다 정부는 가장 안전하게 호수의 메탄 및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방법을 찾기 위해 각국에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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