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파를 피하기 위해 매너티 무리가 미국 플로리다 보호공원에 몰려들었다. 매너티는 듀공과 함께 멸종 위기에 몰린 바다소목(해우목) 동물로, 플로리다 보호공원으로 피난 온 개체는 무려 1000마리에 달한다. 

플로리다 블루 스프링 주립공원(Blue Spring State Park)은 7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2주간 몰려든 약 1000마리의 매너티 무리를 돌보느라 바쁜 스태프들의 일상을 소개했다.

공원 관계자는 “보호공원을 중심으로 지난달 말부터 수많은 매너티가 찾아왔다. 물론 전에도 추위를 피하거나 먹이활동을 위해 야생 매너티들이 유입되곤 하는데, 이 정도 규모는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추위를 피해 플로리다 블루 스프링 주립공원에 몰려든 매너티 무리 <사진=블루 스프링 주립공원 공식 페이스북·세이브 더 매너티 클럽>

이어 “매너티들은 올해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달 21일부터 공원으로 피신해 왔다”며 “매너티 보호구역이기도 한 블루 스프링 주립공원의 물은 한겨울에도 23℃로 관리되기 때문에 추위에 약한 매너티들의 훌륭한 안식처”라고 덧붙였다.

이곳을 찾은 매너티들은 조금이라도 오래 햇볕을 쬐기 위해 수면 가까이 헤엄쳤다. 꾸준히 밀려드는 매너티들을 일일이 계산한 공원 직원에 따르면 2주간 무려 932마리가 새로 들어왔다.

공원은 현재 플로리다 지역의 비영리 단체 ‘세이브 더 매너티 클럽(Save the Manatee Club)’과 연계해 매너티들을 관리하고 있다. 매너티가 비록 온순하지만 최대 몸길이 약 5m로 크고 많은 개체가 한꺼번에 몰린 관계로 만약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바다소목 동물 매너티. 온순한 초식동물로 최근 미국에서 개체가 늘고 있다. <사진=pixabay>

매너티를 포함한 바다소목 동물들은 수온 20℃ 이하에서는 장시간 견디지 못한다. 때문에 매너티들은 미국 기준으로 11월 중순부터 3월에 걸친 동절기가 되면 보다 따뜻한 얕은 여울에 모인다.

공원 관계자는 “매너티는 수생 포유류 중에서도 지방층 두께가 약 2.5㎝로 얇은 편”이라며 “한랭 스트레스 증후군에 걸린 매너티는 인간처럼 저체온증, 폐렴, 동상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물 온도가 사철 관리되는 공원이 겨울나기에 좋다”고 말했다.

미국 매너티는 몸길이 최대 4m, 몸무게 최대 1.5t까지 자란다. 유해한 농업용수나 공장의 폐수가 바다에 유입돼 주식인 해조류가 줄어 개체가 꾸준히 감소했다. 수년간 벌인 사람들의 해조류 회복 캠페인이 효과를 거두면서 미국 내 매너티의 수는 현재 점차 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