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팔을 장착한 로버를 통해 진행돼 온 행성 탐사를 앞으로는 헬기 등 비행 장비가 전담하게 된다는 예상이 나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1일 공식 X를 통해 최근 임무를 종료한 화성 탐사 헬기 '인저뉴어티(Ingenuity)'의 성과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NASA는 가까운 미래에 비행 장비들이 행성 탐사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발비 약 8500만 달러(약 1100억원)가 투입된 '인저뉴어티'는 2021년 행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와 함께 화성에 착륙했다. '퍼서비어런스'는 현재도 작동 중이지만 '인저뉴어티'는 날개 손상으로 지난 1월 임무를 마감했다.

3년간 운용된 인저뉴어티(가운데). 비행 물체를 이용한 행성 탐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인저뉴어티'는 많은 정보를 인류에 제공했다. '인저뉴어티'는 NASA 예상보다 훨씬 높은 고도를 오래 비행했고 운용 기간도 예정보다 길었다. 뭣보다 NASA는 약 3년간의 시험 비행을 통해 헬기를 통한 행성 탐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NASA는 "탐사차를 통한 행성 관찰은 한계가 분명하다"며 "비행 물체를 통한 관측은 속도도 빠르고 보다 넓은 지역을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저뉴어티'는 동체에 탑재된 카메라로 지금까지 탐사 로버들은 불가능한 각도에서 화성을 포착할 수 있었다"며 "'인저뉴어티' 미션이 파트너인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진행됐다는 점에서 행성 탐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날개가 부러져 임무를 종료한 인저뉴어티. 함께 미션을 진행했던 퍼서비어런스가 최근 촬영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비행 물체를 통한 행성 탐사 시도는 '인저뉴어티'가 처음은 아니다. 구소련은 1980년대 금성 및 핼리혜성을 관측할 목적으로 베가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여기 동원된 '베가(Vega)' 1·2호는 기구와 착륙선을 결합한 형태였는데, '인저뉴어티'와 달리 제어가 어려웠고 카메라도 없었으며 통신도 불가능했다.

'인저뉴어티'는 '퍼서비어런스' 미션이 기획 단계일 때만 해도 개발 예정이 없었다. 엔지니어들이 아이디어를 냈지만 제작비가 비싸고 계획이 복잡하며 뭣보다 실패 가능성이 크게 평가됐다. 운용 기간 한 달에 5회 테스트 비행을 예정한 '인저뉴어티'는 무려 3년간 72회나 시험비행하며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타이탄 탐사에 투입되는 드래곤플라이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화성의 희박한 대기에서 과연 헬기가 날 수 있는지 불분명했다"며 "화성의 엄청난 모래 폭풍으로 태양 전지판이 더러워질 수 있고 탐사 로버와 통신 역시 까다로웠지만 결과적으로는 많은 부분에서 성공작"이라고 돌아봤다.

'인저뉴어티'를 통해 비행 장비의 행성 탐사 가능성을 확인한 NASA는 토성 위성 타이탄 탐사에 로봇 헬기 '드래곤플라이(Dragonfly)'를 활용한다. 높이 48㎝, 무게 1.8㎏로 소형인 '인저뉴이티'와 달리 '드래곤플라이'는 대형 기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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