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자리한 고대 유적에서 약 4000년 전 제작된 전차가 발굴됐다. 기원전 2000~1600년 해당 지역에서 발달한 일명 황토색 도자기(OCP) 문화를 이해하는 귀중한 자료라고 학계가 주목했다.
인도 고고학연구소(AIS) 연구팀은 1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우타르프라데시 주 바그팟 시나울리 유적에서 발견된 고대 전차를 소개했다. 기원전 2000년 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이 전차는 다양한 부장품과 함께 출토됐다.
현지 학자들은 인도 아대륙에서 이만큼 오래된 전차가 발굴된 전례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처음으로 이 지역이 메소포타미아나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고도의 문명을 가졌음을 시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사 관계자는 "유적에서 나온 고대 전차는 모두 3대로, 구조를 본뜬 복원도를 보면 제법 정교하고 견고했을 것"이라며 "이곳에서 융성한 문명이 이미 전차를 전쟁에 동원할 만큼 앞서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전차 바퀴의 살에는 구리로 된 삼각형 장식이 여럿 붙었다"며 "전투라는 실용적 목적에 충실하게 제작된 전차들은 화려한 장식으로 미뤄 소유자의 명성과 지위를 드러내는 역할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2005년부터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시나울리 유적은 고대 인도사 연구에 있어 중요시돼 왔다. 겐지스 강과 야무나 강에 낀 시나울리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OCP 문화는 인더스 문명 후기와 같은 시기인 기원전 2000~1500년이 전성기였고 인근 문명 간의 세련된 사회 구조와 교역, 문화 교류의 증거를 제공해 왔다.
조사 관계자는 "전차와 더불어 부장품들은 상당히 호화스럽다"며 "신성한 무화과 잎으로 장식한 구리 투구부터 세련된 지팡이와 채찍, 황금과 활석으로 만든 원통형 구슬은 무덤의 주인이 상당한 지위를 가진 군의 지도자 또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임을 알게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도자기나 의식 도구 등 부장품으로 미뤄 시나울리 사람들은 이집트인과 마찬가지로 사후 세계를 중시했을 것"이라며 "당시 사람들은 망자를 1차, 2차에 걸쳐 여러번 매장하는 장례문화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잘 만든 전차들이 시나울리가 교역이나 영토 분쟁을 위해 다른 문화와 충돌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메소포타미아나 그리스와 비슷한 시기 OCP 문화도 고도의 군사 장비를 보유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