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약 5만 년 전 서식한 매머드 새끼가 발견됐다. 골반 아래는 아직 얼음에 갇혀 상반신만 연구실로 옮겨졌지만 보존 상태가 역대 매머드 표본 중 손에 꼽을 만큼 좋아 고생물학계의 관심이 쏟아졌다.
러시아 라자레프 매머드 박물관 연구소(Lazarev Mammoth Museum Laboratory, LMML)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발굴한 약 5만 년 전 매머드 새끼를 공개했다.
이 매머드는 러시아 북부 시베리아에 위치한 사하공화국 동토의 얼음 층에 묻혀 있었다. 생후 1년 정도의 암컷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LMML은 매머드의 사인 등 세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전담팀까지 꾸렸다.

연구소 관계자는 "체중 약 180㎏로 추측되는 매머드 새끼는 발견된 지역의 강을 따 야나라고 명명했다"며 "사하공화국의 영구동토에서는 지금까지 동결된 상태의 매머드 6마리가 발굴됐는데, 야나는 그중에서도 잘 보존돼 연구 가치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음이 녹으면서 처음 드러난 부분, 특히 몸통은 포식동물이나 새에 먹히는 경우가 많다. 야나의 경우처럼 긴 코끝까지 깨끗하게 남아 있는 매머드 표본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기후변화로 시베리아 영구동토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고생물 발견이 이어지고 있다. 온난화로 인한 자연계의 파괴를 막아야 하는 인류로서는 가슴 아픈 일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고생물 학자들에게는 귀중한 샘플과 마주할 기회가 주어진다.
시베리아의 얼음 융해는 '저승의 입구'로 불리는 시베리아의 명물 바타가이카 크레이터(Batagaika crater)가 지표로 통한다. 영구동토가 융해와 동결을 반복하며 생긴 이 크레이터는 지름 약 1㎞, 깊이 약 86m인데 1960년대 이후 기후변화와 주변 개발로 매년 약 10m씩 확산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저승의 입구'에서는 야나 외에도 말과 들소, 레밍 등 선사시대 동물들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며 "다른 생물이 대부분 그렇듯 야나도 늪에 빠져 죽었고 주변이 얼어붙으면서 수만 년간 보존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