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사람들의 정치나 사상, 생활상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죽간이 무려 1만 점이나 발굴됐다. 죽간은 글씨를 적을 요량으로 약 30㎝ 길이의 대나무를 가로로 엮은 오래된 필기 매체다.

중국사회과학원(CASS) 고고학연구소는 후난성에 자리한 약 1800년 전 우물 안에서 죽간 약 1만 점이 나왔다고 최근 발표했다. 죽간 속의 정보들은 중국 삼국시대(220~280년) 오나라의 통치나 교역, 외교, 생활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소는 기대했다.

CASS 관계자는 “죽간에는 오나라가 통치하던 지역 사람들의 호적을 비롯해 세금과 농업, 광업, 기타 경제활동에 대한 정보가 담겼다”며 “마을이 어떻게 운영됐는지 세세한 내용이 적혀 당시 역사 연구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후난성의 오래된 우물에서 발굴된 죽간 일부 <사진=CASS 공식 홈페이지>

이어 “죽간의 보존 상태가 나쁘지 않고 문자도 상당 부분 그대로 남았다”며 “가화원년(嘉禾元年) 또는 가화오년(嘉禾五年) 등 단어는 죽간이 위나라 속국이던 오나라를 222년 독립시킨 오나라 초대 황제 손권 치세의 물건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죽간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과세 기록이다. 세금이 어떻게 징수되고 중앙정부가 자원을 어떻게 분배했는지 아주 세세하게 기재됐다. 삼국시대 교역의 특징에 대한 설명도 있다. 

CASS 관계자는 “지금의 후난성 남동부 남령산맥에 살던 삼국시대 사람들은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평범하지 않은 삶을 영위했다”며 “남령산맥이 남북 간을 가르며 발생한 경제·문화적 교류와 교통 발달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전했다.

영화 '적벽대전'의 한 장면. 손권(가운데)을 배우 장첸(장진), 주유(맨 왼쪽)를 량차오웨이(양조위)가 각각 열연했다. <사진=영화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 스틸>

이번 죽간은 지난 7년에 걸쳐 이뤄진 중국 후난-광둥 유적 발굴의 결실이다. CASS는 그간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도로와 참호, 무덤, 집터 등 360개 넘는 유적을 발견했다. 다양한 도자기류와 야금(광석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 유적도 나와 당시부터 사람들이 주석과 기타 비금속 제조가 가능했음이 입증됐다.

중국 삼국시대는 통일 왕조 후한의 멸망과 함께 시작됐다. 중국 전역을 통치할 절대적 패권을 둘러싸고 위, 촉, 오 세 국가가 치열하게 대립했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중국 역사 중에서 가장 유명하며 소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소개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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