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하늘에 가장 오래 머무는 루니스티스(lunistice) 현상이 18년 만에 돌아온다.

영국 왕립천문학회(RAS)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달이 한 달 사이 하늘의 최북단 또는 최남단 지점에서 뜨고 지는 루니스티스 현상이 올해 9월에서 내년 3월 사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달의 정체(lunar standstill)라고도 하는 루니스티스는 각각 달과 정지 상태를 뜻하는 라틴어 'luna'와 'sistere'가 결합한 조어다. 달이 한 달 사이에 가장 북쪽 또는 가장 남쪽 지점에서 떠올랐다 지는 것을 의미한다. 태양의 경우 마찬가지 상황을 솔스티스(solstice)라고 부른다.

직전 루니스티스가 발생한 2006년 달의 형태 및 고도 <사진=Eric Kvaalen>

달은 매번 같은 궤도 위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루니스티스의 위치는 약 18.6년 주기로 변화한다. 가장 최근의 루니스티스는 2006년 일어났기 때문에 다음 회차는 2024~2025년으로 예상돼 왔다.

RAS 관계자는 "지평선 위로 달이 뜨고 지는 위치는 지구와 달의 움직임에 따라 항상 바뀐다"며 "태양계 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한 황도면을 돌며, 지구의 적도면은 여기에 23.4° 기울어 회전하기 때문에 태양은 최고점에 도달할 때와 질 때의 각도 차이가 약 47°를 중심으로 오르내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의 궤도는 황도에 5.1° 기울어지므로 달은 57° 범위 내에서 뜨거나 진다"며 "즉 달은 태양보다 넓은 범위를 움직이기 때문에 태양보다 북쪽이나 남쪽 지평선 상에 보이기도 하고, 태양이 가장 높은 하지라도 달이 더 높게 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은 약 18년 주기로 루니스티스 현상을 반복한다. <사진=pixabay>

루니스티스가 되면 달은 하늘에서 가장 먼 북동쪽(남동쪽) 지점에서 뜨고 그 상대 지점인 북서쪽(남서쪽)으로 진다. 달이 평소보다 넓은 범위를 이동하기 때문에 그만큼 하늘에 오래 머무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루니스티스 현상은 과거부터 학자들의 흥미로운 연구 주제였다. 스톤헨지나 칼라니시처럼 거대한 바위를 쌓은 미스터리한 유적들은 루니스티스 때 월출 및 월몰 지점과 일직선이라는 사실은 그간의 연구에서 잘 알려졌다.

RAS 관계자는 "루니스티스가 반복되는 주기가 꽤 길기 때문에 학자들이 스톤헨지나 칼라니시에서 이를 자세히 연구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며 "이번 루니스티스를 맞아 선인들이 달의 이동을 어떻게 연구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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