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난 구멍을 통해 호흡한 것으로 보이는 약 3억8000만 년 전 고대어의 화석이 처음 발견됐다.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고생물학자 브라이언 추 교수 연구팀은 20일 공개한 발굴 보고서에서 머리 구멍으로 호흡한 희한한 고대어 하라지카덱테스 주미니(Harajicadectes zhumini)를 소개했다.

이 생물은 호주 노던 준주 하라지카 사암층에서 발굴된 고생물 하라지카덱테스의 신종으로 추측된다.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하라지카덱테스 주미니가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고 뼈처럼 단단한 비늘 갑옷을 입은 포식자라고 전했다.

아티스트가 그린 하라지카덱테스 주미니의 상상도 <사진=플린더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브라이언 추>

브라이언 교수는 “노던 준주 신종은 아마 성체가 약 40㎝로 기존 하라지카덱테스와 비슷할 것”이라며 “화석이 나온 지층의 연대가 약 3억8000만 년 전이라는 점에서 신종은 동료들과 같은 시기 생활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에 숨을 들이마실 구멍이 있다니 이상하겠지만, 물고기 입장에서 이런 구조는 그리 특이한 것은 아니다”며 “이런 기문은 수면에서 호흡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며,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현생종 담수어 폴립테루스에서도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고대어의 머리에 기문이 두 개 난 이유로 산소 부족을 들었다. 브라이언 교수는 “마침 데본기 중기 식물 등 아직 불명확한 원인으로 대기의 산소가 급감했다”며 “아마 신종은 호흡 시 공기 중의 산소를 빨아들이기 위해 기문을 갖췄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라지카덱테스 주미니의 머리에 분포하는 길쭉한 형태의 기공 <사진=플린더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브라이언 추>

아울러 연구팀은 신종의 정수리 숨구멍만큼이나 눈여겨볼 부분이 데본기 중기와 후기에 나타난 사지형어류(tetrapodomorpha)라고 강조했다.

사지형어류는 네발동물의 특징을 보이는 척추동물 분류군으로 대표적인 생물이 틱타알릭(Tiktaalik)이다. 연구팀은 하라지카덱테스 주미니가 비슷한 연대에 활동한 틱타알릭을 비롯해 고고나수스(Gogonasus), 피케링기우스(Pickeringius)와 사지형어류의 특징을 공유했다고 결론 내렸다.

브라이언 교수는 “독특한 사지형어류는 해안의 여울에서 매복하는 포식동물이었다고 생각된다”며 “일부는 육상에 진출해 조류부터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로 진화한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번 발견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