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이 복합 접착제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네안데르탈인이 사용한 도구의 분석 과정에서 밝혀졌다.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팀은 1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4만~12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만들어 쓴 도구 중 고정을 위해 사용한 천연 접착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프랑스 아키텐에 위치한 구석기 유적 르 무스티에에서 발굴한 네안데르탈인의 도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천연 탄화수소 화합물을 발견했다.
조사 관계자는 "르 무스티에 유적 내 네안데르탈인의 석기에 사용된 접착제는 자연적으로 얻는 탄화수소 화합물 비튜멘(역청)과 황토를 섞은 것이었다"며 "이 복합 접착제는 유럽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안데르탈인은 자르거나 깎는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에 복합 접착제를 발라 내구력을 높이려 했다"고 덧붙였다.
비튜멘은 그 자체를 접착제로 쓸 수 있지만 액체 상태에서는 접착력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이 여기에 황토를 섞어 마치 고체 접착제처럼 활용한 것으로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변형이 가능한 고체 접착제는 유적에서 발견된 박편석기 3개와 가공된 칼날, 나무와 뼈를 깎기 위한 도구에 쓰였다"며 "박편석기는 고기를 자르는 등 일상적으로 쓴 뗀석기라는 점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접착제가 요긴한 생활용품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현대에도 통할 이 복합 접착제가 네안데르탈인의 뛰어난 인지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조사 관계자는 "네안데르탈인은 비튜멘과 황토를 섞은 접착제가 돌에 잘 붙는 데다 손에 들러붙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한 듯하다"며 "호모 사피엔스와 가장 가까운 친척 정도로 평가해온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보다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환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