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이 복합 접착제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네안데르탈인이 사용한 도구의 분석 과정에서 밝혀졌다.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팀은 1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4만~12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만들어 쓴 도구 중 고정을 위해 사용한 천연 접착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프랑스 아키텐에 위치한 구석기 유적 르 무스티에에서 발굴한 네안데르탈인의 도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천연 탄화수소 화합물을 발견했다.

비튜멘 45%와 황토 55%를 섞어 재현한 네안데르탈인의 천연 복합 접착제 <사진=뉴욕대학교·튀빙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Patrick Schmidt>

조사 관계자는 "르 무스티에 유적 내 네안데르탈인의 석기에 사용된 접착제는 자연적으로 얻는 탄화수소 화합물 비튜멘(역청)과 황토를 섞은 것이었다"며 "이 복합 접착제는 유럽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안데르탈인은 자르거나 깎는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에 복합 접착제를 발라 내구력을 높이려 했다"고 덧붙였다.

비튜멘은 그 자체를 접착제로 쓸 수 있지만 액체 상태에서는 접착력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이 여기에 황토를 섞어 마치 고체 접착제처럼 활용한 것으로 추측했다.

학자들은 액체 비튜멘에 황토를 섞어 고체화한 네안데르탈인의 인지력이 상상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뉴욕대학교·튀빙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Patrick Schmidt>

조사 관계자는 "변형이 가능한 고체 접착제는 유적에서 발견된 박편석기 3개와 가공된 칼날, 나무와 뼈를 깎기 위한 도구에 쓰였다"며 "박편석기는 고기를 자르는 등 일상적으로 쓴 뗀석기라는 점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접착제가 요긴한 생활용품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현대에도 통할 이 복합 접착제가 네안데르탈인의 뛰어난 인지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조사 관계자는 "네안데르탈인은 비튜멘과 황토를 섞은 접착제가 돌에 잘 붙는 데다 손에 들러붙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한 듯하다"며 "호모 사피엔스와 가장 가까운 친척 정도로 평가해온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보다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환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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