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달 표면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향후 활발하게 진행될 인류의 달 개발 및 이주를 염두에 둔 프로젝트에 관심이 쏠렸다.
러시아우주국(ROSCOSMOS)을 이끄는 유리 보리소프 총감독(67)은 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달은 현재 미국과 러시아, 중국을 비롯해 유럽, 인도, 일본 등 다양한 국가가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리 보리소프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의 공동 달 원전 건설은 실현을 위해 제법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양국이 합의할 경우, 이르면 오는 2033년부터 총 35년간 달 표면에 원자력발전소를 짓게 된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이미 원전 설계부터 비용 분담, 운용 방법 등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심지어 물자와 인력을 실어 나를 우주선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재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을 추진 중인 미국을 비롯, 다양한 우주 미션을 실행하는 유럽우주국(ESA)을 견제하기 위한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제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우주개발 분야에서 뒤처진 러시아가 미국을 잡기 위해 급성장 중인 중국 손을 잡은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예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의 우주개발 역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추락했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한 ‘소유즈’ 우주선에서 연달아 냉각 물질이 유출돼 망신을 샀다.
중국은 이미 독자 개발한 우주정거장 ‘톈궁’을 운용 중이다. 현재는 차세대 유인 우주선 ‘멍저우(夢舟)’와 신형 달 착륙선 ‘란웨(攬月)’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의 우주개발 역량은 이미 러시아를 넘어 미국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달 표면의 원자력발전소 개발은 여러 과학자가 주창한 바 있다. 모든 물자가 부족한 지구 외 천체에서 사람이 오래 머물기 위해서는 대용량 자체 발전 시설이 필수인데, 원자력발전소가 최적이라고 보는 학자가 적잖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