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복족류 올빼미군소붙이의 신종이 영국에서 발견됐다. 우리나라 연안에 널리 분포하는 올빼미군소붙이는 화려한 무늬를 가진 갯민숭달팽이의 일종으로 바다의 청소부로 통한다.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 및 환경수산양식과학센터(Cefas) 공동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영국의 신종 올빼미군소붙이 ‘플레우로브란차에아 브리타니카(Pleurobranchaea britannica)’를 소개했다.

신종 올빼미군소붙이는 영국 해안에서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해양생물학자들의 생태계 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영국 연안에는 이미 100종 이상의 갯민숭달팽이가 서식 중인데, 올빼미군소붙이 류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영국 연안에서 처음 발견된 올빼미군소붙이. 신종으로 플레우로브란차에아 브리타니카라고 명명됐다. <사진=Cefas 공식 홈페이지·로스 빌로우>

신종은 몸길이 2~5㎝로 연갈색을 띠며 하얀 반점을 가졌다. 카누 패들을 닮은 독특한 아가미 때문에 학자들은 세네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올빼미군소붙이의 동료로 여겼다. 영국 바다에서는 처음 본 생물이라 학자들은 유전자 구조를 조사했고, 그 결과 신종으로 밝혀졌다.

Cefas 소속 해양생물학자 로스 빌로우는 “올빼미군소붙이는 독특한 외형을 했고 먹이를 이용해 광합성을 하며 절단된 머리에서 또 다른 몸통이 재생되는 놀라운 생물”이라며 “민달팽이처럼 보이는 올빼미군소붙이들은 바다의 청소부로 불리는데, 영국에 나타난 것은 온난화의 영향일 것”이라고 전했다.

올빼미군소붙이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아주 흔한 생물이다. 이번에 신종이 발견됨으로써 영국은 물론 스페인, 포르투갈 앞바다까지 올빼미군소붙이가 분포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화려한 색과 무늬가 인상적인 갯민숭달팽이.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보이며, 해조류나 해양생물 사체를 먹어치워 바다의 청소부 역할을 한다. <사진=pixabay>

로스 빌로우는 “이번 발견은 아주 반가운 한편, 우려되는 일이기도 하다”며 “아시아 및 아프리카에 주로 분포하는 이 생물이 유럽에 나타난 건 아마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이동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신종 올빼미군소붙이를 보다 면밀히 조사해 다른 신종이 서식하지 않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계속되는 기후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야기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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