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3m의 거대한 모래전지로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의 잉여 에너지를 열로 저장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남는 에너지를 열로 유지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관심이 쏠렸다.
핀란드 에너지 스타트업 폴라 나이트 에너지(Polar Night Energy)는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일정 출력의 에너지를 오랜 시간 손쉽게 모았다가 지역사회에 공급하는 모래전지 시스템을 공개했다.
재생에너지로 발전하는 시스템은 생산한 전력을 에너지 형태로 저장할 축전지가 필요하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는 발전한 에너지를 열 형태로 저장하는 13m 높이의 거대한 모래전지를 핀란드 남부 도시에 건설한다.
회사 관계자는 "핀란드 같은 북쪽 나라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경우 바로 에너지 저장 문제에 부딪힌다"며 "여러 방법을 검토하던 중, 모래알에 열을 저장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모래전지는 열교환기를 내장한 거대한 금속제 보온 사일로다. 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잉여 전력을 전기저항을 이용, 일단 열에너지로 변환한다. 열풍 형태의 열에너지는 열교환기를 순환시켜 모래를 가열하는데, 500℃ 안팎의 열을 수개월간 저장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저장한 열에너지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공급할 수도 있지만 열에너지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모래전지를 지역사회나 주요 시설과 연결, 필요에 따라 열에너지를 방출하면 친환경 냉난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는 2022년 최대 8MWh(메가와트시)의 열에너지를 저장하는 높이 7m·폭 4m의 모래전지 시제기를 핀란드 캉카안페에서 가동했다. 노하우가 쌓인 회사는 지난 7일 핀란드 남부 포르나이넨에 높이 13m의 거대한 모래전지를 건설하는 계약을 지역 열공급 기업과 맺었다.
2025년 겨울 완성될 이 모래전지는 최대 100MWh의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면적 약 145㎢의 포르나이넨 지역난방 네트워크와 연결되며, 본격 가동되면 도시 전체가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70%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